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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 기업 문화 안 맞아요"

젊은 직장인들, 미국회사로 이직 늘어
한인 금융권·기업 이직 속출

한국계 기업의 젊은 한인 인력이 미국 기업으로 대거 빠져나가고 있다. 한인 은행 등 금융권과 한국계 대기업에서 공통으로 두드러진 현상이다. 한 헤드헌팅 업체 관계자는 "6월 말부터 9월 초 사이에 이직자들이 급증했다. 이직자의 70% 이상이 한국계에서 주류로 넘어간 경우"라고 설명했다.

20~30대 인력 유출은 특히 은행권에서 눈에 띈다. 한 은행은 최근 10여 명이 사직서를 제출해 인력 보충에 비상이 걸렸다. 은행 직원은 "본사의 경우 올해 사직서를 내고 주류 업계로 넘어간 직원만 30명에 가깝다"고 말했다. 한 제조업 기업에서도 최근 석 달 동안 20명에 달하는 인력이 동종 미국계 회사로 자리를 옮겼다.

손실은 크다. 한 기업 관계자는 "신입 사원을 뽑아 업무 교육에 비용과 시간을 많이 들인다. 그러나 직원이 이직을 하면 공을 들인 게 무의미해 진다"고 말했다. 또 "빈자리를 급히 채우려면 경력자를 뽑아야 하는데 상황이 어렵다. 비상 대책 회의를 열 정도"라고 말했다.

한국식 기업 문화 부적응과 주류 업계로의 이직 기회 증가가 인력 유출의 이유로 분석된다.



이직자 사이에서는 한국식 기업 문화가 불합리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들이 꼽은 이직 사유는 '일찍 출근, 늦게 퇴근', '부장(과장) 퇴근, 나도 퇴근', '여직원은 커피 자판기', '만연한 사적 심부름', '사생활 노출 및 헛소문 확산' 등이다.

얼마 전까지 한인 은행에서 일했던 박모(30대·여)씨는 "휴가 갔다 몸살에 걸려 복귀했다. 남자 선배가 '남자와 밤에 심하게 노느라 몸살에 걸렸다'며 어처구니없는 말을 퍼뜨렸다. 미국 업계에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이 한국 회사에선 아무렇지 않게 일어난다"고 말했다.

식품 관련 기업에서 일했던 양모(20대·남)씨도 "불합리한 퇴근 시간에 항의하자 인사 평가를 앞세워 협박을 당했다. 옮겨보니 미국 회사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더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기업 측은 "조직 생활에서 팀워크는 필요하다. 때론 개인보다 팀을 생각해야 할 때가 있지만 그런 면에서 생각의 차이, 문화의 차이가 존재하는 것 같다. 서로 이해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주류 업계의 활발한 영입도 이직이 많은 이유다. 특히 주류 은행과 어카운팅 펌, 자동차 업계 등에서 입사 제의가 이어지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현재 한국어 가능 직원을 채용 중이며 웰스파고 역시 한인 직원 영입을 위한 채용 설명회까지 열었다.

한 은행 관계자는 "한국어 구사 능력뿐 아니라 한인 은행 출신이라고 하면 기본적으로 일을 잘 배웠다고 평가한다. 특히, SBA론 쪽 선호도가 눈에 띈다"고 설명했다.

박상우·오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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