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부상 털고 125일 만에 복귀
양 팀 최고 평점 7.9 '최우수선수'에

125일 만이었다.
손흥민(28.토트넘)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그라운드에 돌아와 존재 가치를 보였다.
그는 지난 2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끝난 2019~2020시즌 EPL 30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홈경기에서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격, 해리 케인~스티븐 베르바인~에릭 라멜라와 전방에서 호흡을 맞췄다. 그가 실전 경기를 뛴 건 지난 2월16일 멀티골을 터뜨렸던 애스턴 빌라전(3-2 승) 이후 125일 만이다. 당시 '승리의 히어로' 구실을 했지만 오른팔 골절상 부상을 입으며 수술대에 오른 손흥민은 한동안 재활에 집중, 사실상 시즌 아웃이 유력했다. 하지만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코로나19로 EPL이 멈춰선 사이 재활과 치료를 병행하며 오른팔 부상을 극복했다. 또 기초군사훈련까지 소화하면서 어느 때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토트넘에 복귀, 리그 재개만을 기다려왔다.
마침내 맨유전에 출격한 그는 특유의 저돌적인 돌파, 예리한 슛으로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다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전반 13분 오른발 슛으로 예열한 그는 18분 뒤 베르바인의 크로스를 문전에서 머리로 연결했다. 하지만 맨유 수문장 다비드 데 헤아가 몸을 던져 쳐냈다. 손흥민을 비롯해 케인 등도 머리를 감싸 쥐며 아쉬워했다. 손흥민은 이전까지 독일 분데스리가 시절을 통틀어 역대 맨유전 통산 10경기 무득점으로 유독 약했다. 11번째 맞대결에서 징크스를 깨기 위해 애썼지만 아쉽게 공격 포인트를 얻는 데엔 실패했다.
하지만 이날 팀 내 최다인 4개의 슛(유효슛 2개)을 기록하고 유의미한 드리블 돌파도 4차례나 뽐냈다. 또 가로채기도 4회, 클리어링 2회를 성공하는 등 공격 뿐 아니라 일차 저지선 구실 뿐 아니라 세트피스 전담키커로도 나섰다.
이날 토트넘은 전반 27분 베르비안의 선제골에도 후반 36분 브루노 페르난데스에게 동점골을 내줘 1-1로 비겼다. 경기 직후 축구 통계전문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평점 7.9를 매기면서 양 팀 최고 점수를 줬다. '맨 오브 더 매치(MOM)'도 손흥민의 몫이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도 손흥민에게 평점 7을 매기면서 베르바인과 골키퍼 휴고 요리스(평점 8)에 이어 높게 평가했다. 다만 런던 지역지 '풋볼런던'은 '세트피스 키커로 나선 손흥민의 킥이 좋지 못했다'면서 아직 실전 감각이 최고조에 올라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손흥민은 오는 24일 오전 4시15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31라운드 홈경기를 대비한다.

김용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