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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부장관 “미-북 대화 재개 중요…한국과 긴밀 공조”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이 9일 청와대에서 서훈 한국 국가안보실장을 만나 회담하고 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이 9일 청와대에서 서훈 한국 국가안보실장을 만나 회담하고 있다.

방한 중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는 오늘(9일) 한국의 서훈 신임 국가안보실장을 만나 미-북 대화 재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이를 위해 한국과 긴밀하게 공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는 9일 오전 청와대에서 서훈 신임 한국 국가안보실장을 접견했습니다.

청와대에 따르면 비건 부장관은 1시간 10분 동안 이뤄진 접견에서 최근의 북한 동향에 대한 분석을 공유하고 한국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비건 부장관은 이 자리에서 미-북 대화 재개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한국과 긴밀한 공조체제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서 실장은 비건 부장관이 미-북 대화 재개에 전념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이런 노력을 지속해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비건 부장관은 미-한 동맹에 대한 미국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고 이에 대해 서 실장도 굳건한 미-한 동맹이 한국 외교안보 정책의 근간임을 강조하며 미-한 간 긴밀한 소통을 지속해 나가자고 말했습니다.

비건 부장관은 앞서 8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미-한 북 핵 수석대표 협의를 한 뒤 기자들을 만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권한이 있는 카운터파트를 임명하면 그 순간 미국이 준비가 돼 있음을 알게 될 것이라며 북한과의 대화 재개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비건 부장관은 아울러 “미국은 남북협력이 한반도에 더 안정적 환경을 조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며 “북한과 남북협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국 정부를 완전히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여상기 한국 통일부 대변인은 비건 부장관의 이같은 발언을 환영했습니다.

[녹취: 여상기 대변인] “어제 비건 부장관이 남북협력이 한반도 안정적 환경을 조성하는데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하고 한국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힌 것에 대해 환영을 표합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비건 부장관의 발언은 북한과의 협력을 모색하고 있는 한국 정부가 북한 비핵화에 보조를 맞추지 않으면서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다는 일부 시각을 비건 부장관이 불식시킨 발언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이와 함께 양국의 대북 조율 창구인 미-한 워킹그룹에 대해 일각에서 마치 남북협력을 방해하는 족쇄처럼 오해를 하고 있다며 이같은 오해가 없도록 개선 방안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비건 부장관은 2박 3일간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이날 오후 일본으로 떠났습니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비건 부장관이 이번 방한을 통해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보다 선명하게 드러냈다고 평가했습니다.

박 교수는 비건 부장관이 북한이 원하는 수준의 구체적 답변을 내놓진 않았지만 이도훈 본부장과의 협의에서 ‘유연한 접근’을 언급한 대목을 주목했습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북한은 2016년 이후 부과된 제재의 전면 해제, 더불어 연합훈련과 전략자산 전개의 영구 중단, 그 정도를 얘기하고 있는데 비건 대표가 와서 얘기한 것들은 이전보다는 진전된 면은 분명히 있어 보입니다.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따른 상응 조치에 제재 예외 면제가 들어가느냐 아니냐 그게 가장 핵심이라고 보는데 그 제재의 일부 면제 가능성은 좀 열려 있다, 이전보다는 미국이 가능성을 좀 높여놨다 그렇게 판단됩니다.”

한국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김현욱 교수는 정상 간 합의를 앞세운 이른바 ‘탑 다운’ 방식을 선호하는 북한에 대해 비건 부장관은 실무 협상부터 하면서 문제를 풀어보자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며 공은 북한에 넘어간 셈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교수는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결렬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에 따른 경제난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내부적으로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반전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김현욱 교수] “확실하게 이것은 99.9% 딜이 가능하다는 확신이 없으면 아마 정상회담은 김정은에게 또 하나의 큰 모험, 리스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리스크가 큰 상황에서 김정은이 어떤 결단을 할 수 있을지 그게 아마 지금 북한 측에 남겨진 결정의 여지라고 봐야겠죠.”

한국 내 북한 전문가들은 비건 부장관의 방한 시기와 겹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현지 시간으로 7일 미국 ‘그레이TV’와의 인터뷰에서 3차 미-북 정상회담에 대해 긍정적으로 언급한 데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홍민 북한연구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북한의 도발 행위를 방지하는 상황 관리 차원에서 나온 것이라면서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내 정치적으로 구석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여차하면 대북 협상을 재개해 성과를 내보겠다는 생각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홍민 실장] “대선 국면에서 북한 카드가 크게 작용하기 힘들 수도 있지만 어쨌든 대북정책 자체가 완전히 실패했다는 얘기를 듣는 것 보다는 마지막으로 한 번 북한 카드를 제대로 써 볼 수 있다는 정치적 계산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봐요.”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앞선 두 차례 미-북 정상회담을 자기 정치에 활용했다고 배신감을 느끼고 있는 북한에게 새 정상회담을 위한 구체적인 내용 없이 김정은 위원장과의 개인적인 친밀관계를 앞세운 이런 발언이 긍정적으로만 작용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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