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쇼크’…글로벌 자동차업계 9만명 실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 가운데 9민여명가까운 인력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견고한 내수로 선방 중인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줄어드는 수출로 고용 유지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분위기여서 구조조정 위협에 내몰리고 있다.

14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코로나19 확산 이후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 5개국 자동차 업체들이 발표한 인력 감축 규모는 총 8만984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AMA는 코로나 19 확산으로 글로벌 업체들이 인건비를 줄여 비용을 절감하는 구조조정을 택한 것으로 분석했다. KAMA는 코로나19 이전부터 계획했던 인력 감축을 실행에 옮기는 한편 수익성이 낮은 생산라인을 정리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자료에 따르면 GM(제너럴 모터스)은 자율주행 자회사 ‘크루즈’의 인력의 8%를 감축하는 동시에 미국 테네시주 3교대 인력 680명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르노는 지난 5월 슬로베니아 공장의 3200명 중 400명을 감원한 데 이어 프랑스 공장 4600명을 포함해 글로벌 공장 6곳에서 1만5000명에 대한 인력 감축 계획을 밝혔다.

닛산은 2만명 규모의 글로벌 공장 인력을, 재규어랜드로버는 영국 공장 계약직 1000명 이상을 줄일 계획이다. 럭셔리 자동차 메이커인 에스턴마틴과 벤틀리, 맥라렌 등도 각 1000명 규모의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BMW는 계약직 근로자 1만명에 대한 연장을 무효화하고, 희망퇴직 지원을 받아 정규직 5000명을 줄이기로 했다. 다임러는 2022년까지 1만명 감축에 이어 2025년까지 1만명의 추가 감축 계획을 발표했다.

이 같은 대규모 구조조정은 수요 감소가 가장 큰 원인으로 KAMA가 자동차 조사업체 LMC 오토모티브를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글로벌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7% 감소한 2만6226대였다.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은 올해 연간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22%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KAMA는 이 같은 글로벌 업체들의 구조조정이 국내 자동차 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햇다.

정부의 각종 지원책과 견고한 내수로 고용을 유지하고 있지만, 주요 수출 시장에서 수요가 감소하면서 생산량이 줄고 있어서다. 수출이 꾸준히 줄어든다면 고정비 절감 등 자구책이 불가피할 것으로 KAMA는 전망했다.

정만기 KAMA 회장은 “국내 완성차 업계는 경영상 어려움에도 생산라인 운영 속도 조절 등의 방법으로 고용 유지 노력을 기울여 왔으니 최근엔 휴업이 불가피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고용 유지 지원금 지원을 위한 휴업 규모율 요건을 100분의 20에서 과거처럼 15분의 1(약 6.7%)로 완화하고, 지원 기준을 전 사업장에서 생산·영업·연구개발 등 부문별로 전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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