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0일부터 나흘 동안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근교 TPC사우스윈드(파70)에서 열리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페덱스 세인트 주드 인비테이셔널은 프로골프(PGA)투어가 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됐다가 재개한 뒤 처음 열리는 초특급 대회다.
총상금이 1천50만 달러(약 125억6천325만원)에 우승 상금 174만5천 달러(약 20억8천789만원)에 이른다. 4대 메이저대회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만 이 대회보다 상금이 더 많다.
그런데 출전 선수는 78명뿐이다. 컷이 없어서 출전하면 5만 달러가 넘는 상금이 보장된다. 꼴찌를 해도 한국 돈으로 6천만원은 받는다.
엄청난 상금을 내걸고 78명으로 출전을 제한하다 보니 당대 최고의 선수가 빠짐없이 출전한다.
출전 자격을 부여하는 세계랭킹 50위 이내 선수 가운데 45명이 참가 선수 명단에 포함됐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렇게 많은 스타 선수가 한꺼번에 출전하는 대회는 처음이다.
세계랭킹 10위 이내 선수로는 9위 애덤 스콧(호주) 단 한명만 빠졌다. 세계랭킹 15위이자 이 대회에서 무려 8차례 우승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출전하지 않는 게 아쉽다.
우즈는 시즌 첫 번째 메이저대회인 PGA 챔피언십에 대비하느라 이 대회는 건너뛰기로 했다.
무엇보다 전·현 세계랭킹 1위끼리 우승 경쟁이 흥미롭다.
욘 람(스페인)은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이후 첫 출전이다. 메모리얼 토너먼트 우승으로 세계 1위를 꿰찬 람은 2개 대회 연속 우승으로 세계 1위 장기 집권의 발판을 다지겠다는 출사표다.
람에게 1위를 내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세계 1위 탈환을 노린다. 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됐던 PGA투어가 재개된 이후 힘을 쓰지 못하는 매킬로이는 2014년 이 대회 우승 이후 두 번째 정상을 노크한다.
이 대회 우승과 세계랭킹 1위 경력을 같이 지닌 스타는 매킬로이뿐 아니다.
작년 챔피언 브룩스 켑카와 2018년 우승자 저스틴 토머스, 2016년 우승자 더스틴 존슨(이상 미국) 모두 세계랭킹 1위와 이 대회 정상을 모두 맛봤다.
존슨은 특히 TPC 사우스윈드에서 치러진 대회에서 2차례나 우승했다.
다만 켑카는 무릎 수술 후유증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아 타이틀 방어에 빨간불이 켜졌다.
찰스 슈와브 챌린지에서 우승한 대니얼 버거(미국)가 복병이다. 그는 TPC 사우스윈드에서 치러진 세인트 주드 클래식에서 2016년 2017년 잇따라 우승했다.
페덱스 세인트 주드 인비테이셔널은 작년부터 대회 코스를 TPC 사우스윈드로 옮겼다.
작년에 준우승한 웨브 심프슨(미국)과 괴력의 장타자로 변신한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한국 선수로는 강성훈(33)과 안병훈(29), 임성재(22) 등 3명이 출전한다.
임성재는 세계랭킹(23위)으로 이 대회 출전권을 확보했고, 안병훈은 2019년 프레지던츠컵에 나갔던 게 이 대회 출전으로 이어졌다. 세계 57위 강성훈은 세계랭킹이 50위 밖이지만 예비 순번에서 상위권에 올라 여유 있게 출전 기회를 잡았다.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와 헨리크 스텐손(스웨덴)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미국 원정길에 올랐다.
한편 이 대회에 출전할 자격을 얻지 못한 선수들은 같은 기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트러키의 타호 마운틴 클럽(파71)에서 열리는 배러쿠다 챔피언십(총상금 350만 달러)에 출전한다.
상금, 우승자에 주는 혜택과 페덱스컵 랭킹 포인트도 적지만 특급대회 출전 기회가 없을 만큼 성과를 내지 못한 선수들에게는 반전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번 시즌에 부진한 김시우(25)와 이경훈(29), 그리고 배수진을 친 배상문(34)이 출전한다.
배러쿠다 챔피언십은 앨버트로스 8점, 이글 5점, 버디 2점을 부여하고 보기는 1점 감점, 더블보기 이상은 3점을 깎아 점수 합계로 순위를 가린다.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으로 불리는 경기 방식으로 공격적인 성향의 선수가 유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