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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피살 한국 공무원 유가족, 유엔에 '진정서' 제출


북한군의 총격에 피살된 한국 공무원의 형 이래진 씨가 지난 6일 서울 주재 유엔인권사무소에 동생의 사망 경위 등을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북한군의 총격에 피살된 한국 공무원의 형 이래진 씨가 지난 6일 서울 주재 유엔인권사무소에 동생의 사망 경위 등을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북한군의 총격으로 피살된 한국 국민의 유가족이 유엔에 진정서를 제출했습니다. 유엔 인권특별보고관들이 북한에 대한 조사를 통해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도록 요청하는 내용입니다. 김영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인권단체인 전환기정의워킹그룹은 서해 바다에서 북한군의 총격으로 피살된 희생자 유가족의 동의 아래 사건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북한에 촉구하도록 요청하는 진정서를 유엔에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단체가 18일 공개한 진정서는 유엔 인권이사회 산하 자의적 처형 특별보고관과 강제실종 실무그룹, 자의적 구금 실무그룹, 북한인권 특별보고관 등에 제출됐습니다.

진정서는 북한이 재판 없이 한국인을 처형한 것은 세계인권선언과 자유권 규약에 보장된 생명권과 신체의 안전 공정한 재판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앞서 이 단체와 희생자의 형 이래진 씨는 한국의 야당인 `국민의힘’이 주최한 간담회에 참석해 이번 사건과 관련한 문제점들을 지적했습니다.

신희석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법률분석관입니다.

[녹취: 신희석 분석관] “국제 인권법 관련해서 이번에 북한군에 의한 우리 해수부 공무원 즉격 총살은 당연히 인권법에 나와 있는 생명권과 신체 안전 등 다른 주요 보편적인 인권을 침해한 중대한 사태라 할 수 있습니다.”

진정서는 또 총살 전 6시간 동안 북한군이 한국인을 바다에서 건지지 않은 채 취조하고, 한국 정부나 가족에 알리지 않은 것은 자의적 구금과 강제실종, 고문에 해당된다고 지적하고, 사건의 진실 규명을 위해 한국 정부가 북한에 조사를 요청할 것도 촉구했습니다.

북한군에 피격돼 사망한 한국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친형인 이래진 씨가 지난달 29일 서울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실종된 동생이 월북하려 했던 것으로 본다는 한국 정부 발표를 반박하고 있다.
북한군에 피격돼 사망한 한국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친형인 이래진 씨가 지난달 29일 서울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실종된 동생이 월북하려 했던 것으로 본다는 한국 정부 발표를 반박하고 있다.

한국인 피살 희생자의 형 이래진 씨입니다.

[녹취: 이래진] “저는 동생의 문제가 아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진실 규명과 재발 방지에 대한 입법화와 특별법이 만들어져서 더이상 이런 비극적인 만행이 근절되도록 힘을 보태고자 합니다.”

유가족을 대신해 진정서를 제출한 전환기정의워킹그룹은 북한의 한국인 살해와 고문은 전쟁범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단체는 또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이유로 즉결총살 명령을 내린 것은 민간인에 대한 광범위하고 조직적인 잔학 행위인 반인도 범죄에 해당된다며, 책임자는 북한 법원이나 한국 법원에서 형사처벌이 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사건 직후 VOA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안하다’고 한 것은 사과로 볼 수 없다며, 당시 총격을 가한 군인과 고위 당국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에 장기간 억류된 뒤 혼수 상태로 송환된 직후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가 피해자의 형 이래진 씨에게 편지를 보냈습니다.

웜비어 부모는 자신들도 김정은 정권의 거짓말과 무서운 인권 침해의 희생자라면서, 그들에게 맞서 일어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김영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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