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은 일면식도 없는 이웃 집 흑인"
촉망받던 '김치 전도사' 매튜 최씨 허망한 죽음…집에서 생일파티 후 살해돼

뉴스초점

새벽 집에 침입, 여친 공격 막아서다 참변
같은 아파트 거주할 뿐, 전혀 모르는 사이
청천벽력 같은 갑작스런 참사 애도의 물결

포틀랜드 한인 김치사업가 피살 사건의 범인이 경찰에 체포됐다. 20일 ABC포틀랜드는 지난달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벌어진 한인 피살 사건 용의자가 붙잡혔다고 보도했다.

용의자는 피해자와 같은 아파트에 사는 흑인 남성 앨런 코(30)로 밝혀졌다. 체포된 남성은 지난달 25일 한인 김치사업가 매튜 최(33)씨 자택에 침입해 그를 살해하고, 최씨의 여자친구 역시 죽이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22일이 생일이었던 최씨는 사건 당일 친구, 여자친구와 함께 자택에서 파티를 즐기다 소파에서 잠이 들었다. 얼마 후 침실로 간 여자친구가 깨워 일어난 그는 집에 들어온 강도와 몸싸움을 벌이다 흉기에 찔려 사망했다.

최씨의 여자친구는 검찰 조사에서 새벽에 현관문 소리에 깼는데, 누군가 욕실 쪽으로 달려가는 것을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이후 남자친구 최씨를 깨웠으며, 최씨가 욕실을 살피러 간 다음 쿵 하는 소리가 들려 고함을 질렀다고 설명했다.

용의자는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고함을 지르는 최씨의 여자친구에게 다가가 흉기를 휘두르려 했으나, 뒤쫓아온 최씨가 막아서면서 함께 바닥으로 나뒹굴었다. 이 과정에서 최씨는 가슴 등 여러 곳을 찔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사망했다.

CCTV를 확보한 경찰은 검은색 옷을 입고 파란색 마스크를 쓴 보통 체격의 흑인 용의자를 확인하고 수사에 돌입했다. 사건이 일어난 아파트는 보안 시스템상 외부인 출입이 불가능한 터라 면식범이나 같은 아파트 거주민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체포된 용의자는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이웃집 남성으로 드러났다. 다만 사망한 최씨와는 일면식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용의자 앨런 코는 20일 열린 인정신문에서 무죄를 주장했다.

검찰은 체포 전 살인 혐의를 추궁하는 수사관 앞에서 앨런 코가 뱉은 침을 수거했으며, 이를 사망한 최씨 손에서 채취한 DNA와 대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검찰은 또 용의자가 사건 열흘 전 훔친 다른 아파트 거주자 2명의 소셜시큐리티카드도 확보해 절도 혐의를 추가했다. 검찰은 CCTV 및 관련 증거를 토대로 혐의 입증을 자신하고 있다. 그는 1급 살인 및 1급 살인미수, 강도, 불법무기 사용, 신분도용 등을 포함해 총 8건의 혐의로 기소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치전도사로 촉망받던 젊은 사업가의 허망한 죽음에 한인 사회는 물론 포틀랜드 지역 사회에서도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美 북서부 김치 대중화 앞장
☞매튜 최씨는

오리건대학교 졸업 후 어머니와 함께 김치 회사 '최씨네 김치'(Choi‘s Kimchi)를 설립, 오리건주와 워싱턴주 등 미국 북서부 지역에서 한국 김치 대중화를 이끌었다. 2011년 집에서 담그고 포장한 김치를 현지 파머스마켓에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사업 규모를 점차 확장했으며, 김치 만드는 법을 알리는 데도 앞장섰다. 현재 '최씨네 김치'는 뉴시즌스마켓과 홀푸드마켓 등 주요 마트 체인의 북서부 지역 110여 매장에 진출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