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봤느냐 레알!'
2021년 새해 스페인 라리가 빅클럽 레알 마드리드 이적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오른 '월드스타' 손흥민(29.토트넘)이 유럽 커리어 통산 150호 골 고지를 밟았다. 손흥민은 6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끝난 2020~2021시즌 잉글랜드 카라바오컵(리그컵) 4강전 브렌트포드(2부)와 홈경기에서 1-0으로 앞선 후반 25분 오른발 추가골을 터뜨리며 2-0 승리를 이끌었다. 토트넘은 오는 4월25일 웸블리스타디움에서 결승전을 치른다.
손흥민은 지난 2일 리즈 유나이티드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7라운드에 이어 2경기 연속골이자 시즌 16호 골(EPL 12골.유로파리그 3골.리그컵 1골)을 해냈다. 리즈전에서 토트넘 통산 100골을 달성한 그는 브렌트포드를 상대로 유럽 무대 150번째 득점까지 성공했다. EPL을 지배중인 번개 같은 스프린트가 또다시 빛을 발휘했다. 역습 상황에서 상대 수비 뒷공간을 빠르게 파고든 그는 탕귀 은돔벨레의 전진 패스를 받은 뒤 문전에서 오른발로 골망을 흔들었다.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에서 프로로 데뷔한 손흥민은 지난 2010년 10월30일 FC쾰른전에서 만 18세3개월22일 나이에 유럽 첫 골을 쏘아올렸다. 당시 함부르크 구단 123년 역사상 최연소 득점이었다. 그로부터 만 10년 3개월여, 정확히 일수로 따지면 3721일 만에 150골 금자탑을 이뤄냈다. 함부르크(2010~2013)에서 78경기 20골, 바이엘 레버쿠젠(2013~2015)에서 87경기 29골을 각각 해낸 손흥민은 독일에서 공식전 통산 165경기 49골을 기록했다. 2015년 8월 토트넘을 통해 잉글랜드에 입성한 뒤엔 이 경기까지 254경기에서 101골을 집어넣었다. 독일 시절 직선적인 움직임을 바탕으로 뛰어난 슛 임팩트가 주무기였던 그는 잉글랜드에서는 동료를 활용하면서 골과 도움을 두루 해내는 '전천후 공격수'로 거듭났다.
손흥민은 지난 2019년 11월과 지난해 10월 차범근 전 감독이 세운 아시아 유럽파 통산 최다골(121골)과 정규리그 최다골(98골) 기록을 경신한 적이 있다. 그가 가는 길이 곧 아시아 유럽파의 새로운 역사의 길이나 다름이 없다. 150골을 넘어 어느덧 200골을 바라보게 된 손흥민은 한국을 넘어 아시아 축구 리빙레전드 입지를 확고히 했다. 그는 브렌트포드전 직후 스포츠서울과 비대면 인터뷰에서 "지난번에 토트넘 통산 100골 넣은 것처럼 이번 (유럽 무대 통산) 150골도 쉬운 일은 아니다. 개인 기록은 동료의 도움이 있어야만 가능한데 너무나 감사하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경이로운 득점 기록 뿐 아니라 클럽 커리어 첫 우승컵에도 도전하게 됐다. 그가 성인이 돼 우승트로피를 품은 건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 자격으로 참가해 금메달을 따낸 게 유일하다.
클럽에서는 독일과 잉글랜드를 거치면서 한 번도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다. 지난 2016~2017시즌 EPL과 2018~20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거둔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다. 유럽 리그 11번째 시즌을 맞이한 그는 두드러진 성장세에도 우승과 연을 맺지 못한 게 흠이었다. 정규리그는 아니지만 컵대회에서 우승에 성공하면 클럽 커리어에 유의미한 업적이 된다. 물론 이번 시즌 EPL에서도 현재 선두 리버풀(승점 33)에 승점 4 뒤지면서 4위에 매겨져 있어 우승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토트넘의 전력과 흐름을 고려하면 우승 가능성은 EPL보다 컵대회가 더 확률이 높다.
그의 화끈한 퍼포먼스에 레알 이적설도 갈수록 달아오르고 있다. 이전에도 레알과 연결된 적이 있었지만 이번 현지 보도는 꽤 구체적이다. '마르카', '돈 발론' 등 스페인 유력 매체는 일제히 지네딘 지단 감독이 손흥민을 주시하고 있다면서 레알과 토트넘이 협상 테이블에 앉으리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7000만 유로(930억 원) 수준의 이적료까지 거론됐다. 아시아 시장 확대를 그리는 플로렌티노 페레즈 회장으로서도 마케팅 효과가 확실하고 유럽 최정상의 경기력까지 탑재한 손흥민은 최상의 영입 자원이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가 떠난 뒤 에당 아자르 등 대체 자원이 부진한 것도 손흥민의 이적에 날개 구실을 하고 있다.

스포츠서울 장영민통신원.김용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