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릴 수 없다”…바이든, 부양책·미국 우선주의 타파 ‘속도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조지타운 지역에 위치한 홀리 트리니티(성 삼위일체) 성당에서 미사를 드린 후 나오며 손을 흔들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침체된 경제를 살리기 위한 경기부양책의 속도감 있는 추진의 중요성에 대해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여기에 각종 동맹 강화, 기후 변화 대책, 이민 정책 등 도널드 트럼프 전임 행정부의 정책들을 무력화하는 행보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수석부대변인은 24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한 1조9000억달러(약 2099조원) 규모의 코로나19 부양안에 대해 민주·공화 양당 간의 이견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 “우리는 기다릴 수 없다”며 “과거 부양안 논의가 정체된 적이 있다고 해서 이번에도 계속 천천히 진행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브라이언 디스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부양안 통과를 위해 본인이 직접 미 상원 의원들과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록 민주당이 미 상·하원 다수를 점하고 있지만, 최종 결정권을 지닌 상원에서만큼은 민주·공화 양당이 50대 50으로 동률을 기록하고 있어 협상을 통해 부양안을 조속히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다만, 미트 롬니 공화당 상원의원 등 온건파에서조차 1조9000억달러에 이르는 부양안이 불러올 재정 적자 문제 등에 대한 우려로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민주당 상원 1인자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역시 공화당 지도부의 입장이 구제안에 부정적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협상을 통해 법안이 다수결로 상원에서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경선 상대이자 상원 예산위원장을 맡게 된 무소속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예산조정권을 행사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바이든표 구제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공언하며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버니 샌더스 미 상원의원. [로이터]

샌더스 상원의원은 24일 CNN 방송에 출연해 “우리는 (구제안) 회부에 몇 주, 몇 개월을 기다리는 것을 할 수 없다. 지금 행동해야 한다”며 “미국인은 고통받고 있고, 우리가 행동하길 원한다. 정부가 그 고통에 대응할 수 있다는 미국인의 믿음을 회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우리가 지금 대응하지 않는다면 2년 뒤 공화당은 ‘여러분이 이 사람들(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 소속 의원들)을 당선시켰는데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양안뿐만 아니라 동맹 강화, 기후 변화 대책, 이민 정책 등 전반에 걸쳐 행정명령을 활용해 ‘트럼프 지우기’에 여념이 없다.

CNN은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첫날 17개의 행정명령에 서명을 했다며 “이는 역대 대통령 가운데 취임 첫날 가장 많은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이 임기 첫 100일간 29개의 행정명령에 서명한 트럼프의 기록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지금껏 취임 첫 100일간 가장 많은 행정명령에 서명한 역대 대통령은 57개 행정명령에 서명한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고립주의’ 외교 정책으로 지난 4년간 최악의 상황에 접어든 ‘대서양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바이든 대통령의 움직임도 빠르게 진행 중이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대화를 통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및 미국과 유럽연합(EU) 간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백악관 측은 공동성명을 통해 “두 정상이 기후 변화, 코로나19, 세계 경제 회복과 같은 공동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자간 기구 등을 통한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며 “중국, 중동, 러시아, 서아프리카 문제 등 외교 부문에 대해서도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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