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학생들 1만2,000달러 내고 월가 취직 도움받는다…美서 '공정성' 논란

원하는 회사직원에게 '멘토링' 포함 자기소개서 작성 등 도움 받는 컨설팅 프로그램 '활개' 

 

중국 학생들이 골드만삭스와 같은 미 유력 투자은행의 취업문을 뚫기 위해 거액의 돈을 지불하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중국 학생들과 기업들을 연결해주는 곳은 이른바 직업 컨설팅 회사들이다. 이들은 학생들에게 씨티그룹과 골드만삭스와 같은 월가의 증권회사·대은행에 취업할 수 있게 해주겠다며 1만2000달러(약 1400만원) 이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컨설팅 회사들은 학생들에게 돈을 받고 취업 전략과 인맥 형성, 이력서 작성은 물론 심지어는 내부 추천서 작성까지 도와준다. 취업을 원하는 회사의 직원들을 학생들의 멘토로 연결해주는 방식이다.

크레디트스위스의 전 은행원인 조셉 궈는 현재 중국인들의 증권사 취업을 돕는 컨설팅 회사를 운영 중인데, 그는 지난해 3000명 이상의 은행원과 증권사 컨설턴트들을 멘토로 참여시켰다고 주장했다.

또 4000명 이상의 학생들이 돈을 지불하며 이른바 '취업 프로그램'에 신청했다고도 했다. 프로그램은 학생들에게 100시간 이상의 교육을 제공하며, 학생 한 명당 4~5명의 멘토가 배정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멘토와의 교류를 포함한 모든 수업은 대부분 온라인으로 진행되지만, 런던에서 근무하는 한 멘토는 자신의 학생에게 회사 내부의 인맥을 형성해주기 위해 학생들 데리고 음료를 마시러 나가는 등 적극적으로 도와주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꼼수가 중국 학생들 사이에서 '관행'으로 자리잡을 정도로 성행하자 '이것이 과연 공정한가'라는 의문과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또 돈을 받아 챙기고 학생들을 도와주는 내부 직원 역시 윤리적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증권사 직원들은 멘토 활동으로 시간당 100달러(약 11만원) 혹은 그 이상의 수입을 올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투자 은행가로 만드는 방법'의 저자인 숀 왕씨는 "최근들어 기관에서 잠시 일하고 내부 추천을 받는 중국 은행원들이 난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현상이 '공정성'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며 "자기소개서를 멋지게 써 줄 다른 사람이 없거나, 1차 면접을 보기 위해 돈을 내야 한다면 돈을 지불할 여력이 없는 구직자들에게는 전혀 공정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중국에서 글로벌 증권사와 은행에 들어가기 위한 꼼수가 활개를 치는 이유는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때문이다. 즉 채용 규모가 취업을 원하는 이들에 비해 한참 적다는 말이다.

중국은 올해 약 910만명의 대학 졸업생이 취업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로, 사상 최대 구직난이 예상된다.

게다가 최근 미중갈등이 심화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탓에 해외로 유학을 갔던 중국인들이 귀국하며 양질의 일자리를 둔 취업난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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