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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 임금 최고 45불”…백신이 끝이 아니다

[생각뉴스]
인건비·물가 상승, 구인난 겹친 ‘포스트 코로나’
인플레에 근로의욕 상실…경기 부양책의 역효과

부에나파크의 쇼핑몰 더 소스몰의 푸드코트에서 한 식당이 임금을 올린 광고판을 내놓고 구인에 나서고 있다. 김상진 기자

부에나파크의 쇼핑몰 더 소스몰의 푸드코트에서 한 식당이 임금을 올린 광고판을 내놓고 구인에 나서고 있다. 김상진 기자

지난 8일 부에나파크 지역의 한 쇼핑몰. 서버(server) 한 명 채용에 시간당 임금이 ‘최대 45달러’라고 적힌 한인 식당의 광고판이 눈에 번쩍 띄었다. 경력에 따라 다르겠지만 평균 임금이 ‘25달러’였다.

단순히 임금이 높다고 눈길이 간 게 아니다. 광고판 이면의 현실이 보여서다.

업주들은 한숨부터 쉰다. 팬데믹 사태 끝 무렵이라 숨통이 좀 트이나 싶었지만 그렇지 않다.

한 업주는 “웃돈을 줘도 직원 구하는 게 쉽지 않다. ‘굳이 일하지 않아도 일할 때와 비슷하게 혹은 더 벌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며 “인터뷰를 해보면 임금을 ‘현금’으로 달라고 한다. 실업 수당까지 따로 받겠다는 것이다. 거절하면 일하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가주에서는 실업자에게 주당 최대 450달러를 지급하고 있다. 연방 특별실업수당(주당 300달러)까지 합하면 매주 750달러다. 아무것도 안 해도 월 3000달러를 받으니 실직자 입장에선 굳이 기본 임금을 받으며 힘들게 일할 이유가 없다.

백신 접종자는 늘고 당국은 사업체 운영 재개를 허용하고 있다. 손님은 몰려드는데 직원은 부족하다. 채용하려면 실업수당보다 월등히 높은 임금을 지급할 수밖에 없다.

구인난과 인건비만 문제일까.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달러 가치는 피부에 와닿게 떨어졌다.

또 다른 업주는 “재료 값부터 모든 비용이 몇 배나 올랐다. 도저히 예전 수준으로 가격을 맞출 수 없는 상태”라며 “팬데믹이 끝나가면 좋을 줄 알았는데 막상 문을 열고 보니 물가가 급등해서 속이 타 들어간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주정부 연방정부는 각종 경기부양책을 통해 연일 돈을 풀고 있다. 마냥 웃을 일이 아니다.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해보면 안다. 인플레이션은 이미 국수 한 그릇에도 가득하다.

주식 시장도 이런 흐름을 선반영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는 이미 공포가 됐다.

공교롭게도 12일 발표된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4.2% 상승했다. 13년 만에 최고치다. 이날 주식 시장에서 일명 ‘공포 지수’라 불리는 변동성 지수(VIX) 역시 급격히 상승했다.

분야를 가릴 것 없이 가뜩이나 공급이 달리는데 수요가 급증하면서 수급 불균형은 더 심해졌다.

한 인테리어 업체 대표는 “주문한 자재들이 제때 도착하지 못해 공사 지연이 심각하다”며 “사업하는 사람들은 분명 공감할 거다. 각종 세금을 다 올리겠다는데 가주에서 사업하는 게 정말 어렵다. 언론과 전문가들은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는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공돈’은 좋다. LA공항 진입로에 세워진 웃고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형 광고판에는 ‘$’ 기호와 함께 이렇게 쓰여있다.

“감사합니다. 대통령님”.

이 광고판에도 팬데믹 끝 무렵의 현실이 담겨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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