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텨낸 폴 로건, 표정 굳은 메이웨더…의외로 흥미진진했던 '이벤트 매치'

'잃을 것이 많은 자'와 '잃을 것이 없는 자'의 맞대결은 의외로 시종일관 흥미진진했다.

플로이드 메이웨더와 로건 폴은 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하드록스타디움에서 복싱 시범 경기(3분 8라운드)를 펼쳤다.

이날 경기는 '무패 신화'를 쓴 복싱 레전드와 '2300만 팔로워'를 거느린 유명 유튜버의 맞대결로 큰 관심을 모았다.

정통 복서들 간의 경기가 아닌 이벤트성 매치였지만, 이날 경기가 전세계적으로 이목을 집중시킨 건 거액의 파이트머니, 그리고 흥미로운 이야기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 복싱 페더급 동메달을 차지한 뒤 프로에서만 50전 50승을 달성한 메이웨더는 무려 5체급을 석권한 21세기 복싱계의 슈퍼스타다.

2009년부터 은퇴와 복귀를 반복하며 이벤트성 매치를 벌였다. 매니 파퀴아오, 코너 맥그리거 등과 세기의 매치를 치른 메이웨더의 다음 상대는 놀랍게도 유튜버였다.

로건의 프로 전적은 1전 1패로 보잘 것 없다. 믿기 힘든 커리어를 쌓아온 메이웨더의 상대로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메이웨더가 굳이 상대할 이유도 없다. 대다수의 전문가도 "메이웨더가 경기를 끝내고 싶을 때 끝낼 것"이라면서 메이웨더의 승리를 예상했다.

그럼에도 이번 매치가 성사된 건 순전히 '돈' 때문이라는 시각이 대다수다. 메이웨더는 "페이퍼뷰(PPV) 수입을 제외하고 3000만달러(약 335억원) 이상을 벌 것이다. 모든 수입을 합하면 5000만달러(약 558억원)에서 1억달러(약 1116억원) 사이가 된다"고 밝혔다.

로건 입장에선 잃을 게 없는 경기였다. 그는 "메이웨더는 이번 경기에 많은 걸 걸고 있다. 지면 전부 잃는다. 반면 난 재미로 하는 일"이라면서 메이웨더를 도발했다.

 

경기는 예상과 달리 팽팽하게 전개됐다. 무엇보다 시간이 흐를수록 로건의 철저한 준비가 돋보였다. 왼손 잽을 꾸준히 내면서 메이웨더를 견제하는 한편, 인파이팅을 허용하지 않기 위해 클린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경기 초반 주먹을 거의 내지 않으면서 탐색전을 펼친 메이웨더는 3라운드부터 가드를 올리고 로건의 사정거리 안으로 걸어들어갔다. 하지만 로건은 클린치 상황을 만들면서 방어했다.

경기 중반 들면서 체력이 빠진 로건은 뒷걸음질을 쳤고, 메이웨더는 웃으면서 로건을 쫓아가 날카로운 펀치를 뻗었다. 로건은 더욱 지쳐갔고, 메이웨더의 펀치 적중률은 올라갔다.

하지만 메이웨더는 경기를 끝내지 못했다. 버티기만 해도 승리하는 것과 같은 성과를 얻는 로건은 경기 후반 버티기 작전에 돌입했다. 시종일관 웃으며 경기에 임한 메이웨더도 굳은 표정으로 결정적인 한 방을 노렸지만, 로건은 침착하고 냉정하게 자신이 준비한 작전을 수행하며 요리조리 빠져나갔다. 침착한 메이웨더도 짜증섞인 반응을 냈다.

 

마지막 8라운드에서 로건은 먼저 클린치를 유도하면서 메이웨더의 인파이팅 기회를 원천 차단했다. 메이웨더는 막판 노가드로 로건을 유인했지만, 로건은 쉽사리 들어가지 않았다. 결국 8라운드를 버텨낸 로건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환호했다. 이날 경기는 시범경기라 승패를 가리지 않았지만 분위기는 버텨낸 로건이 승리한 듯 했다.

경기 후 메이웨더는 "재밌었고 경기를 즐겼다. 로건은 좋은 운동선수고 좋은 자질을 갖고 있다. 솔직히 놀랐다. 동생(제이크 폴)과 경기는 시간을 갖고 생각해보겠다"고 로건의 기량을 높이 평가했다.

로건은 "앞으로 불가능에 대한 얘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메이웨더와 경기를 해서 너무 영광이었다. 오늘은 가장 행복한 날이다. 재대결도 한 번 생각해보겠다"며 여운을 남겼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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