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센 백신 수백만회 ‘유통기한 임박’…미국 주정부들, 재고 처리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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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미국에서 존슨앤존슨의 자회사 얀센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수백만회분이 이달 말 유통기한 만료를 앞두고 폐기 위기에 놓였다. 지난 4월 혈전증 발생 우려를 이유로 보건당국이 얀센 백신 접종을 일시 중단한 이후 재고가 빠르게 쌓였고, 해당 백신에 대한 미국인들의 신뢰마저 떨어지면서 접종 예약 취소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8일(현지시간) 미 언론들에 따르면 최근 주 정부들은 남아도는 얀센 백신의 처리 방법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오하이오주의 경우 지역 내 의료진들에게 오는 23일 기한이 끝나는 얀센 백신 20만회분을 조속히 사용해줄 것을 주문했고, 아칸소주는 지난주 6만회분의 얀센 백신의 폐기가 불가피하다고 발표했다. 필라델피아와 펜실베이니아, 오클라호마,웨스트버지니아 등의 상황도 비슷하다.

주·자치령보건관리협회(ASTHO) 최고의료책임자인 마커스 플레시아 박사는 “얀센 백신의 유통기한이 문제가 되고 있다”면서 “각 지역에 전달됐지만 투여되지 않은 백신이 천만회분이 넘어가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재까지 2140만회분의 얀센 백신이 미 정부에 납품됐다고 전했다.

국민의 적극적인 접종 참여를 독려하는 주 정부들의 호소가 높아지고는 있지만, 미국 내 백신 접종 속도가 크게 둔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고 물량이 제때 소진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지난 7일 기준 미국의 하루 백신 접종량은 113만회분으로 가장 많았던 지난 4월 하루 338만회분에 비해 67% 가량 감소한 상태다.

이제와서 남은 물량을 타국으로 보내는 것도 불가능하다. 백신 공급 과정에서 유통기한이 지날 가능성이 있는 데다, 백신이 다른 나라에 제 시간에 공급되더라도 신속하게 접종이 이뤄지지 않으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일부 주 정부는 연방 정부에 백신 재고를 개발도상국 등에 전달하는 방안을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부는 식품의약국(FDA)과 유통기한 연장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방침 하에서 얀센 백신은 냉장보관 시 제조일 후 3개월 간 보관이 가능하다. 앤디 슬라빗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수석고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백신을 지속적으로 보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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