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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뜨거운 페미논란에도, 스무살 안산은 얼음처럼 차가웠다
안산, 개인전 금메달 획득
사상 첫 올림픽 양궁 3관왕 등극
첫 올림픽·페미논란도 뚫은 강심장
안산이 30일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에서 우승한 뒤 금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사대에 선 스무살 안산(광주여대)은 얼음처럼 차가웠다. 생애 첫 올림픽의 중압감도, 올림픽 사상 첫 3관왕의 부담스러운 기대도, 무엇보다 온오프라인을 시끄럽게 한 뜨거운 페미 논란도 그를 흔들지는 못했다.

안산이 올림픽 양궁 첫 3관왕에 오르며 세계 양궁 역사를 다시 썼다.

안산은 30일 일본 도쿄의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양궁 개인전 결승전에서 옐레나 오시포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와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6-5(28-28 30-29 27-28 27-29 29-27 〈10-8〉)로 이겼다.

이로써 안산은 혼성 단체전과 여자 단체전에 이어 개인전 금메달까지 수확하며 3관왕에 올랐다. 혼성 단체전이 이번 대회서 첫 신설된 종목이라 올림픽 양궁 3관왕은 안산이 사상 최초다. 양궁대표팀은 이로써 이번 대회서 남자 단체전까지 4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안산이 30일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 시상식에서 시상대에 오르며 양손으로 각각 세 개의 손가락을 펼쳐보이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산은 혼성단체전과 여자단체전서 잇따라 금메달을 따내 2관왕에 오른 뒤 예상치 못한 논란에 맞닥뜨렸다.

과거 그가 SNS 등에 남성 혐오적인 표현으로 받아들이는 표현을 쓴 것을 두고 비난 여론이 크게 일었다. 쇼트커트 머리를 한 게 페미니스트여서라는 주장까지 더해지며 논란은 더욱 확산했다. 급기야 정치권까지 페미 논쟁이 확산됐고 해외 언론에까지 보도됐다.

AFP는 “안산의 짧은 머리가 남성들의 '온라인 학대'(Online abuse) 대상이 된 뒤 안산을 지지하는 메시지가 쇄도하고 있다"고 했고 로이터통신은 "안산의 쇼트커트 머리가 반-페미니스트들의 감정을 자극했다"고 전했다.

대한양궁협회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안산 선수를 보호해 주세요', '악플러들을 처벌해 주세요' 등의 글이 수천 건 올라왔고, 일부 팬들 사이에서 '안산이 사과하게 만들지 말라'고 양궁협회에 촉구하는 운동이 벌지기도 했다.

안산이 30일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뒤 정의선 대한양궁협회 회장의 목에 금메달을 걸어 주고 있다. 연합뉴스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개인전을 남겨둔 안산의 심리와 경기력에 영향을 줄까 신경을 곤두세웠다. 현장에서 직접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는 정의선 대한양궁협회장도 이날 오전 안산에게 전화해 "신경 쓰지 말고 경기에 집중해 달라"고 격려하기도 했다.

안산은 그러나 이런 논란과 주위의 걱정에도 담담한 표정으로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강철멘털은 특히 위기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4강과 결승전 연속 슛오프까지 가는 위기에 놓였지만 모두 먼저 10점을 꽂아버려 상대를 자멸하게 만들었다.

안산의 금메달로 여자 양궁은 지금까지 올림픽에서 개인전·단체전 금메달 22개 중 18개를 쓸어 담았다. 세계 여자양궁을 평정한 새 여제는 이제 스무살이다. 당분간 올림픽 양궁 역사는 안산에 의해 쓰여질 가능성이 높다.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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