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남자 다이빙 3ｍ 스프링보드 결승 경기. 한국 우하람이 연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한국의 다이빙 간판 우하람(23·국민체육진흥공단)이 도쿄올림픽 3m 스프링보드 다이빙 결승에서 4위를 기록했다. 메달권 진입엔 실패했지만 우하람은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 다이빙 역사를 모두 새롭게 썼다. 준결승 진출, 결승 진출, 결승 4위까지 모두 한국 다이빙 사상 최초다.

우하람은 3일 오후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다이빙 남자 3m 스프링보드 결승에서 6차 시기까지 총점 481.85를 얻어 4위를 기록했다. 우하람은 모두 6차례의 연기에서 1차에선 76.50점을, 2차 81.60점, 3차 91.20점, 4차 82.25점, 5차 68.40점, 6차 81.90점을 각각 기록했다.

이날 3m 스프링보드 금메달은 중국의 다이빙 대표 선수 셰시(558.75점)에게 돌아갔다. 셰시는 왕쭝위안과 짝을 이룬 싱크로 3ｍ 스프링보드에서도 우승한 데 이어 이번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은메달은 중국의 왕쭝위안(534.90점)이 획득했고, 동메달은 우하람과 마지막까지 점수 경쟁을 벌였던 영국의 잭 로워(518.00점)가 목에 걸었다.

3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남자 다이빙 3ｍ 스프링보드 결승 경기. 한국 우하람이 연기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우하람의 연기 출발은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앞으로 두 바퀴 반 돌고 옆으로 두 바퀴 트위스트 하는 동작의 1차 시기에서 76.50점을 받아 공동 5위로 시작했다. 3차 시기에서는 앞으로 서서 앞으로 완전히 구부린 채로 네 바퀴 반을 도는 난도 3.8의 연기를 펼쳐 12명 중 가장 높은 91.20점을 받고 4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우하람은 5차 시기에서 난도 3.6의 고난도 다이빙 연기를 시연했으나 도약이 부족해 물 입수 과정에서 다리가 굽은 상태로 들어가는 실수를 범했다. 입수도 불안했다. 우하람의 점수는 60점대로 쳐진 데 반해 3위권이었던 영국의 잭 로어는 5차시기에서 96.90점을 기록해 쫓아가기 힘들만큼 멀리 달아났다.

우하람은 6차 시기에서는 연기 난도를 3.9로 높였다. 이날 결승에 오른 선수들 가운데 3.9 연기를 하겠다고 제출한 선수는 잭 로워 등 영국 선수 2명 외에 없다. 금메달을 목에 건 쉬쉐 역시 마지막 6차시기 난도는 3.8이었다. 그러나 입수 불안이 문제였다. 우하람은 6차 시기에서 81.90의 비교적 높은 점수를 거뒀으나 3위 잭 로워는 6차 시기에서 87.75로 점수차를 더 벌렸다.

우하람이 4위에 오른 것은 결승 이변 가운데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다. 우하람은 이날 오전 18명 가운데 12명을 추려내는 준결승에 출전해 12번째 선수로 마지막 티켓을 거머쥐고 결승에 올랐다. 우하람은 준결승 뒤 “컨디션은 좋다. 결승 진출이 첫번째 목표였다. 메달을 노려도 결승에 진출해야 노릴 수 있지 않나”고 말했다.

우하람이 이날 거둔 ‘결승 4위’ 결과는 모두 한국 다이빙 사상 최초 기록이다. 우하람은 올림픽 3m 스프링보드 부문에서 준결승에 오른 유일한 한국인 선수다. 결승 역시 그가 밟은 길이 한국인에겐 ‘새로운 길’이다. 결승에서 거둔 4위 성적 역시 한국인이 거둔 최고 성적이다. 한국 다이빙은 1960년 로마 대회부터 올림픽에 출전했지만, 아직 메달을 딴 선수는 없다.

3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남자 다이빙 3ｍ 스프링보드 준결승 경기. 한국 우하람이 다이빙 연기를 선보인 뒤 풀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