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히 2시간 날아 1500㎞ 명중'…北순항미사일, 한일전역 타격권

軍, 북한매체 보도 뒤에야 "분석 중"…일각선 "탐지못했을 수도"

성능은 '현무Ⅲ-C' 겉모습은 '토마호크'…전술핵 탑재가능성

 

북한이 지난 주말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는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은 일단 북한 측 주장만 봤을 땐 그 성능이 우리 군의 '현무Ⅲ-C' 미사일에 필적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 외형에선 미국이 운용 중인 '토마호크' 미사일의 특징이 많이 엿보인다는 평가가 나왔다.

13일 북한 관영매체들에 따르면 북한 국방과학원은 지난 11~12일 "새로 개발한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국방과학원은 이들 장거리 순항미사일이 북한 영토·영해 상공에 설정된 타원 및 8자형 비행궤도를 따라 7580초(2시간6분20초) 간 날아 1500㎞ 계선(경계를 나타내는 선)의 표적을 명중했다고 전했다.

또 과학원은 이번 발사를 통해 "새로 개발한 터빈 송풍식 발동기의 추진력을 비롯한 기술적 지표들과 미사일의 비행 조종성, 복합 유도 결합방식에 의한 말기 유도 명중 정확성이 설계상 요구들을 모두 만족시켰다"고 설명했다.

우리 군의 '현무Ⅲ' 순항 미사일. 2017.9.28/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의 현재까지 개발한 순항미사일 가운데 비행거리가 1000㎞가 넘고 2시간대 비행시간를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 측 발표대로라면서 이 미사일은 장시간 비행이 가능할뿐더러 비행 중 궤도와 경로를 바꾸는 '웨이포인트' 기능도 탑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 군의 '현무Ⅲ-C' 순항미사일은 길이 6.2m, 직경 53~60㎝, 발사중량 1360㎏에 사거리는 1500㎞ 수준이며 탄두중량은 450㎏다. 단,'현무Ⅲ'는 발사관이 3개인데 반해,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은 사진상 발사관이 5개다.

북한은 순항미사일의 제원이나 발사 장소 등 세부사항은 공개하지 않고 있는 상황. 그러나 소식통들은 북한이 관영매체를 통해 공개한 이번 미사일 사진을 근거로 "미군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유사한 특징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 소식통은 북한이 공개한 미사일 사진에 대해 "돌출형 에어인테이크(흡기구)는 토마호크 미사일 초기형의 특징"이라며 "반면 꼬리날개가 3개인 건 현재 사용되는 토마호크와 같다. 토마호크 초기형은 꼬리날개가 4개"라고 설명했다. 토마호크 미사일의 초기형과 현재형이 갖고 있는 특징이 한 미사일에서 모두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군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초기형. 에어인테이크(흡기구)가 외부로 돌출돼 있다. (JSF 트위터 캡처) © 뉴스1


다른 소식통은 "에어인테이크가 외부로 돌출돼 있는 건 순항미사일 설계에선 좀 오래된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로켓엔진을 동력으로 삼는 탄도미사일과 달리, 순항미사일은 제트비행기처럼 공기 중 산소를 이용해 연료를 태우는 제트엔진을 사용하기 때문에 대기권 안에서만 비행할 수 있다. 또 순항미사일은 일반적으로 탄도미사일보다 느리고(음속 이하) 크기도 작아 파괴력도 약한 편이다.

그러나 순항미사일은 저공비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존 레이더로 식별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선 "한미 당국이 북한의 이번 순항미사일 발사 사실을 몰랐을 수 있다"거나 "미사일 발사를 탐지했더라도 공식 발표할 만한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했을 수 있다"는 등의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관영매체를 통해 이번 순항미사일 발사 사실을 공개한 뒤에야 "한미 정보당국 간 긴밀한 공조 하에 분석 중"(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이란 입장을 내놨다.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3일자 2면에서 "국방과학원은 9월11일과 12일 새로 개발한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및 그 기술을 이용한 모든 비행체 발사'를 금지하고 있으나, 순항미사일은 그 대상이 아니다. 이 때문에 한미 양국은 북한의 순항미사일 시험발사 사실이 파악하더라도 대부분의 경우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이 이번에 시험한 장거리 순항미사일에 핵탄두가 탑재될 경우 우리나라와 미국·일본 등 모두에 상당한 '안보상 위협'이 될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의 제프리 루이스 소장은 "사거리 1500㎞의 순항미사일은 지상 발사시 남한은 물론, 일본 전역에 닿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올 1월 제8차 당 대회 기념 열병식 때도 신형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무기를 공개한 적이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북한이 당시 공개한 미사일과 이번에 발사한 순항미사일은 "형태가 다르다"고 전했다. 북한이 이번에 시험한 것과는 다른 종류의 중장거리 순항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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