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타 회피력·델타 전파력 함께 갖춘 것으로 추정

"대다수 경증" 초기 주장에 판단 성급하다 반론

"위험 실제 크다면 1∼2주내 남아공 입원환자 급증"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의 전파력이 델타 변이를 뛰어넘는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중증 위험도 역시 높을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일부 과학자는 오미크론 변이가 베타 변이의 백신 회피력과 델타 변이의 폭발적인 전파력을 모두 지녔다며 '프랑켄슈타인 잡종'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8일 많은 과학자가 오미크론 변이의 위험도를 알아내기 위해 뛰어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초기 징후로 보아 중증 위험도 면에서는 다소 안심되는 상황이라고 주장한다.

오미크론 존재를 처음 보건 당국에 알린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안젤리크 쿠체 박사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오미크론에 감염된 환자들에게 미각, 후각 상실이 없었고 가벼운 기침 증상만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관측을 토대로 오미크론의 중증도가 낮을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쿠체 박사가 오미크론 감염자로 추정하고 관찰한 코로나19 확진자는 젊은이 20여명에 불과했다.

남아프리카 코로나 변이 연구 컨소시엄의 리처드 러셀스 박사는 현재로서는 오미크론의 중증 위험도를 추측하기 이르다고 경고했다.

남아공에서 발견된 오미크론 감염자가 젊을 뿐만 아니라 중증으로 악화할 만큼 확진 후 충분히 시간도 지나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다.

러셀스 박사는 "당연히 우리는 백신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대다수 감염자가 경증환자가 되기를 기대하지만 위험도를 가늠하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미크론 감염의 중증 위험도가 실제로 높다면 앞으로 1∼2주 안에 입원 환자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오미크론 변이가 백신 접종자도 감염시키는지는 명확히 분석되지 않았지만, 자연적으로 형성된 면역력을 돌파한 것으로 보이는 사례들은 발견됐다고 전했다.

학계에서는 오미크론이 보유한 50개의 돌연변이 중 30개 이상이 스파이크 단백질에 있는데, 이 중에는 이미 과거에 발견된 돌연변이들도 있다고 설명한다.

국립 남아프리카 전염병 연구소의 페니 무어 박사는 오미크론에서 베타 변이종에서 발견된 백신을 회피하는 돌연변이와 델타 변이종에서 발견된 폭발적인 전염 능력을 지닌 돌연변이들이 모두 발견됐다"며 "내 추측으로는 이 두 가지 요소가 합쳐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성격이 규명되지 않은 돌연변이들이 남아있다며 "돌기 위치만 보면 면역 결핍을 만드는 곳으로 알려진 자리에 있는 것들도 있다"고 우려했다.

모더나 이사회의 스티븐 호지 의장은 "오미크론은 모든 최고 유행작을 모아 만든 프랑켄슈타인 잡종과 같다"며 "우리가 가진 경종이 그냥 한꺼번에 모두 울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이날 성명을 통해 오미크론의 전염력과 중증 위험도 등이 아직 뚜렷하게 파악되지 않았다며 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WHO는 현재로선 오미크론 증상이 다른 변이와 다르다고 볼 만한 정보가 없다면서 증상의 심각성을 파악하기까지 며칠에서 수주까지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지금까지 축적된 데이터상으로 판단할 때 오미크론으로 인한 재감염 위험이 높아질 가능성은 있다고 짚었다.

laecor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