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4월 총선 당선 직후…남욱 "수원지검 사건 변론 대가" 주장

검찰, 불법 정치자금·뇌물 가능성 의심…신병 처리 검토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이른바 '50억 클럽'과 관련해 곽상도(63) 전 의원을 재소환했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24일 오후 곽 전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지난해 11월 27일 첫 소환 이후 58일 만이다.

검찰이 두 달 만에 곽 전 의원을 재소환한 것은 혐의 입증에 진전이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대장동 민간사업자인 화천대유가 하나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데 곽 전 의원이 도움을 주고 그 대가로 아들 병채(32)씨를 화천대유에 취업시킨 뒤 퇴직금 등 명목으로 50억원(세금 제외 25억원)을 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경쟁 컨소시엄이 하나은행을 영입하려 하자 곽 전 의원이 성균관대 후배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부탁으로 하나금융그룹 측에 영향력을 행사해 컨소시엄 무산 위기를 막았다는 것이다.

검찰은 곽 전 의원에게 특경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지난해 12월 1일 법원은 "범죄 성립 여부에 대한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검찰 청구를 기각했다.

검찰은 이후 곽 전 의원 측 부탁을 받은 인물로 지목된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을 참고인으로 조사하는 등 두 달 가까이 보강 수사를 벌여왔다.

검찰은 특히 추가 수사 과정에서 곽 전 의원이 2016년 4월 제20대 총선에서 당선된 직후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50·구속기소) 변호사로부터 5천만원을 받은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 변호사는 이에 대해 검찰 조사에서 "수원지검에서 수사받을 때 변론을 도와준 대가"라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 변호사는 대장동 개발 비리로 2015년 수원지검에서 수사를 받아 구속기소 된 적이 있다. 당시 곽 전 의원은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을 지내고 있었다.

검찰은 그러나 남 변호사가 5천만원을 지급한 시기가 총선 당선 직후인 점 등을 고려할 때 불법 정치자금 또는 대가성 있는 뇌물일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날 곽 전 의원을 재소환한 것도 이런 의혹을 확인하기 위한 차원이란 얘기도 나온다.

검찰은 곽 전 의원 조사를 마친 뒤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 등 신병처리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rapha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