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우크라 원전 폭발시 "대참사"…자포리자 원전 어떤 곳?

유럽 최대 규모인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에 4일(현지시간) 러시아 군의 공격 이후 화재가 발생해 대참사가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원전 인근 지역에 대한 러시아 군의 공격이 일단 중단됐고, 원전의 핵심 설비는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이 원전이 폭발한다면 피해 규모가 체르노빌의 10배에 달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어서 관계 당국은 긴장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자포리자 원전은 우크라이나 남동부 에네르다르에 위치해 있으며 자포리자시에서는 112km, 도네츠크에서 서쪽으로 200km 떨어져 있다. 자포리자는 우크라이나 전체 원자력 발전소의 약 40%에 해당하는 연간 최대 420억 kWh의 전기력 생산해 전체 5분의 1 전력을 생산한다.

앞서 화재가 발생하자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자포리자 원전 폭발은 무시무시한 피해를 남긴다면서, 러시아 측에 즉각적인 공격 중단을 촉구했다. 

그린피스 동아시아 수석 원자력 전문가인 숀 버니는 독일 공영 도이체빌레(DW)에 "한 국가에서 원자력발전소를 15기나 가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면전을 펼치는 것은 역사상 이례적"이라면서 "현재 우크라이나 내 15기 원자로 중 9개만 가동되고 있는데, 이들은 우크라이나 전력의 절반을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전면전에 대비해 보호 장치를 구축하는 발상은 적어도 상업적 측면에서는 정부의 계획이 아니었을 것"이라면서 냉전 시대 소련의 원자로는 군사적 위협 탓에 지하에 건설됐지만 우크라이나의 경우 모두 지상에 건설됐다고 지적했다. 

버니 연구원은 그러면서 "원자력 발전소는 가장 복잡하고 민감한 산업 설비 중 하나다. 이를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항상 준비 상태의 매우 복잡한 자원들이 필요하다"면서 "(안전은) 전쟁에서는 보장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가동 중인 원자로는 전시 상황에서 매우 취약한데, 냉각 시스템이 비활성화되면 방사선 수치가 급격히 상승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DW는 "발전소의 전력 공급이 중단될 경우 원자로 냉각은 물론 사용 후 핵연료 저장고 역시 냉각 장치에도 이상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인해 일본 후쿠시마 방사능 유출과 같은 대재앙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잇따른다.

이날 국제원자력기구(IAEA) 측도 러시아가 유럽 최대인 자포리자 원전에 포격을 가하는 등 공격을 강화하자 이를 당장 중지할 것을 촉구했다.

라파엘 마리아노 그로시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현재의 상황은 1986년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고 현장도 포함된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대규모 원자력 시설에서 군사적 충돌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군은 지난달 25일에는 체르노빌을 점령했는데, 우크라이나 키예프 북부에 위치한 체르노빌시는 지난 1986년 원자로 폭발사고가 발생한 곳이다. 

당시 체르노빌 발전소의 원자로 4호기는 비정상적인 핵 반응으로 발생한 열이 냉각수를 열분해시킨 뒤 수소가 원자로 내부에서 폭발했다. 

유엔은 당시 사고로 50명이 숨진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방사능 유출에 따른 장기적 사망자 추정치는 최대 1만6000명에 이른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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