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4월 인플레 '찔끔' 하락…연준 '자이언트' 긴축압박 진행형

4월 CPI, 전년동기 대비 8.3%↑…8개월만 둔화지만 여전히 8%대

5월 CPI 계속 높으면 0.75% 재점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40년 만에 최고속의 물가 압박 속에서 기준금리 0.5%포인트(p) 인상 궤도를 유지했다. 지난달 소비자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은 8개월 만에 처음으로 둔화했지만 예상보다 덜 떨어져 공격적 금리인상의 필요성은 여전히 강력한 것으로 상기됐다. 

◇불라드 "0.5% 인상폭 좋은 기준"

연준 위원들이 예상보다 높은 4월 인플레이션 지표로 더 공격적 금리인상 압박에 놓였지만 6~7월 금리를 각각 0.5%p씩 올린다는 기존의 긴축 전략을 고수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1일(현지시간) 전했다.

세인트루이스 연준의 제임스 불라드 총재는 이날 야후파이낸스와 인터뷰에서 지난 4일 회의에서 내놓은 50베이시스포인트(bp1bp=0.01%p) 인상이라는 계획이 미래 회의에서도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불라드 총재는 금리인상폭 50bp에 대해 "지금으로서는 좋은 기준"이라며 75bp로 움직일 필요가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기본적으로 상정하는 경우는 아니라고 답했다. 

금리선물시장도 금리가 단 번에 75bp 오를 것 같지는 않다고 동의했다. 하지만 연준이 6월과 7월에 이어 9월에도 금리를 50bp 인상할 것이라는 베팅은 늘었다. 이러한 베팅은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게 발표된 이후 늘어난 것이다. 

불라드 총재는 이번 인플레이션 수치에 대해 물가압박이 많은 이들의 예상보다 더 광범위하고 더 지속적이라는 점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또 애틀랜타 연준의 라파엘 보스틱 총재 역시 같은 날 열린 한 행사에서 인플레이션이 현재의 높은 속도를 유지하면 "더 움직이는 것(moving more)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루 전날 클리블랜드 연준의 로레타 메스터 총재 역시 인플레이션이 하반기에도 완화하지 않으면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넘게 올리는 것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기본적으로 금리인상 폭은 0.5%p를 지지하지만 0.75%p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5월 CPI 계속 높으면 0.75% 재점화

연준 정책을 모니터링하는 페드워처들은 4월 인플레이션이 다소 둔화했지만 연준이 목격하기를 희망했던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5월 수치 역시 높은 수준이 이어진다면 75bp 수준의 광폭의 금리인상에 대한 발언들이 주류를 차지하기 시작할 수 있다고 페드워처들은 예상했다. 5월 CPI 수치는 다음 연준의 통화정책결정회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리는 6월 14~15일 이전인 10일 나온다.

파이퍼샌들러의 로베르토 페를리 글로벌 정책리서치 대표는 "4월 CPI로 투자자들이 75bp라는 화두를 다시 상기할 것"이라며 "이는 FOMC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6월 회의에서 금리를 75bp 인상할지를 예상하는 것도 아직은 이르다"면서도 "50bp인상은 이미 예측된 결론이라는 위험이 상방으로 기울었다"고 밝혔다. 50bp 인상이 너무 당연하다는 점에서 75bp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좀 더 높아졌다는 얘기다.

하지만 연준이 이미 향후 회의 계획을 어느 정도 공개적으로 밝힌 만큼 기존의 긴축 일정을 고수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페드워처도 있다. 제3의 자본관리의 카림 바스타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가이던스(안내)의 축을 전환할 기준은 높다"고 말했다. 

향후 인플레이션이 약해지기 시작했다는 지표가 더 나오면 9월 연준은 금리인상폭을 25bp로 되돌릴 수도 있다고 UBS투자은행의 파블로 빌라누에바 시니어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예상했다. 빌라누에바 이코노미스트는 "9월 인플레이션 전망은 현재의 상황과 비교해 매우 다를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계속 강한 것으로 나오면 9월에도 0.5%p 인상할 리스크가 있다"고 덧붙였다. 

◇인플레 정점 vs. 숨고르기

미 노동부에 따르면 4월 CPI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8.3% 올랐다. 3월 상승률 8.5%에서 내려와 8개월 만에 둔화했다. 하지만 시장 예상치(+8.1%)를 상회하며 물가 압박은 40년 만에 최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4월 CPI는 전월에 비해 0.3% 상승해 3월 수치(+1.2%)에서 크게 낮아졌지만 시장 예상(+0.2%)보다는 높았다. 

세부적으로 보면 주거, 식품, 항공, 신차 비용이 지난달 CPI 상승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달 에너지 가격이 떨어지며 전반적 인플레이션 압박이 다소 줄었다. 4월 휘발유 지수는 전월에 비해 6.1% 떨어졌다. 휘발유값이 하락하며 천연가스와 전기 가격의 상승을 상쇄해줬다고 미 노동부는 설명했다.  

변동성이 높은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비 0.6% 상승해 3월 수치(+0.3%)를 크게 상회했다. 전년비로 보면 근원 CPI는 6.2% 올랐다. 에너지를 제외한 기저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전월비 0.7%를 기록했다. 지난 12월 이후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꾸준히 올라 연간 거의 5%에 달했다. 

종합적으로 보면 물가 압박은 다소 줄었지만 40년 만에 최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물가 압박은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은 분야에만 국한한 현상이 아니라 모든 분야에 영향을 끼치는 광범위한 경향이라는 우려가 더욱 확고해졌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분석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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