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포럼서 우려…인도 설탕·인도네시아 팜유 문제 거론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올해 세계 식량위기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이로 인해 보호무역주의가 촉발돼 무역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위스 휴양지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행사(다보스 포럼)에서 전 세계 정·재계 인사들은 이런 우려를 제기했다.

식량위기와 관련된 보호무역주의 사례로 인도의 설탕과 인도네시아의 팜유가 거론됐다.

세계 최대 설탕 생산국이자 브라질에 이어 세계 2위의 수출국인 인도는 이날 자국 사정을 이유로 올해 설탕 수출량을 1천만t으로 제한했다. 6∼10월에는 설탕을 해외로 반출할 경우 전량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했다.

인도가 설탕 수출을 제한한 것은 6년 만에 처음으로, 국내 가격 상승을 차단하려는 조치로 보인다.

그러나 인도의 수출 제한 발표 직후 백설탕 가격이 1% 이상 오르는 등 세계적인 설탕 부족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세계 팜유 생산량의 60%가량을 차지하는 세계 최대 식용유 수출국 인도네시아는 지난달 28일부터 팜유 원유와 관련 상품 수출을 중단해 식용유 부족 파동을 야기했다가 이달 23일 수출을 재개하기도 했다.

기타 고피나트 IMF 수석부총재는 "이것은 중요한 사안이고 솔직히 내 생각엔 지나간 문제보다 앞으로 올 문제가 훨씬 크다"며 식량 안보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 예로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은 전체 소비의 40%가 식량 구매여서 식량 가격 상승이 국민 생활의 큰 타격으로 이어지고 각국 정부의 사재기를 부를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식량·비료 수출을 제한하는 20여개국은 이런 문제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때문에 이번 다보스 포럼에서 보호무역주의 대두와 이로 인한 무역전쟁을 피하기 위해 긴급 협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흑해 봉쇄로 우크라이나 식량 수출을 사실상 중단시키는 등 '식량 무기화'를 시도하는 러시아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의 데이비드 비즐리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 곡물 수확기인 7∼8월이 다가오는데 (러시아가) 가장 가까운 항구를 폐쇄한 것은 세계 식량 공급에 대한 전쟁 선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에도 이미 보기 드문 식량위기를 맞이하고 있었다"며 "식비, 원자재 가격, 운송 비용이 이미 두 배, 세 배, 네 배로 올랐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기아 위기에 놓인 인구가 지난 4∼5년 동안 8천만명에서 2억7천600만명으로 크게 늘었다고 소개했다.

kji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