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고 개발사도 인력 8% 줄인다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세계적인 스태그플레이션(물가상승 속 경기후퇴) 우려 속에 각국 기업들이 줄줄이 고용 규모를 줄이고 사업을 취소하는 등 긴축 경영에 돌입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모바일게임 포켓몬고 개발사인 미국 나이앤틱은 전체 직원의 8%인 85∼90명을 감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나이앤틱 측은 "경제적 혼란 시기에 직면했다. 여러 분야에서 비용을 줄이고 있다"면서 "닥쳐올지 모르는 경제적 폭풍에 견딜 최선의 포지션을 위해 운용을 더욱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나이앤틱은 진행 중이던 게임 개발 프로젝트 4개도 취소한다고 말했다.

2010년 설립된 나이앤틱은 2016년 출시한 포켓몬고로 큰 성공을 거뒀지만, 이후 후속 히트작을 내지 못했다.

미국 뉴스레터 플랫폼 서브스택 역시 향후 경제전망을 이유로 전체 직원의 14%인 13명을 감원한다고 밝혔다.

서브스택 측은 경기 하락으로 기술주 주가가 급락한 가운데 향후 추가 투자금 유치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감원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몇 주 새 거시경제 전망이 점점 불확실해지고 있어, 수년간 이어질지도 모를 어려운 시기에 대비할 필요가 있음이 명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제약회사 노바티스는 세계적으로 최대 8천명의 직원을 줄일 방침이라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노바티스는 본사가 있는 스위스의 1만1천600명을 포함해 전 세계에 10만8천명의 직원이 있는데, 스위스에서 1천400명(12%)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8천명(7.4%)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이번 감원은 앞서 발표됐던 구조조정 계획의 일환으로, 이를 통해 약 10억달러(약 1조3천억원)의 비용을 감축할 방침이다.

대표적 성장주로 꼽히는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일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해 "느낌이 몹시 나쁘다"면서 채용을 전면 중단하고 직원을 약 10% 감축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해고뿐만 아니라 진행 중이던 사업이나 투자를 중단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지난 3월 1조7천억원을 투자해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짓겠다고 밝혔지만, 최근 고물가·고환율의 여파로 투자비가 2조원대 중반으로 불어날 것으로 추정되자 투자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미 가정용품 소매업체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는 1분기 실적이 25% 감소했다면서, 설비투자를 25% 줄이고 신규 출점·리모델링 계획은 보류한다고 밝혔다.

미 내셔널증권의 아트 호건 수석 시장전략가는 "현재 기업들의 중대한 우려는 경제가 얼마나 가라앉을지, 침체는 피할 수 있을지"라면서, 시장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인플레이션 대응 과정에서 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bsch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