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 반승우 소위, 미 공군 파일럿 훈련 프로그램 마치고 내달 '윙 뱃지' 획득 정식 임관 

[금요화제]

초등학교 3학년때 이민, 최고 명문 항공대 졸업
어릴 때부터 장난감 비행기와 놀며 조종사 꿈꿔
유일한 아시아계 훈련생, 치열한 경쟁 뚫고 선발
콜사인 '크로스'…"한국 오산공군기지 근무 소망"

 한인 '탑건'이 나왔다. 1.5세 한인 청년이 최우수 공군 파일럿이 됐다.

 주인공은 미 공군 훈련 프로그램 졸업생 반승우 소위(25사진)다. 

 파일럿이 되기위한 비행 훈련을 마치고 현재 오클라호마 밴스 공군기지에서 복무중인 그는 내달 5일 파일럿을 상징하는 윙 뱃지를 수여받을 예정이다.

 반 소위의 부친 반정석씨에 따르면 반 소위는 어려서 부터 장난감 비행기를 갖고 놀기를 즐겼으며 비행기 타고 여행하는 것을 무척 좋아했다. 그러면서 언젠가'파일럿'이 되는 자신의 모습을 꿈꿨다. 결국 어릴 때 꿈을 이룬 것이다.

 초등학교 3학년이 되던 지난 2006년 부모 손을 잡고 미국에 온 반 소위는 초중고를 마치고 '엠브리-리들 항공대학교(Embry-Riddle Aeronautical University)'에 입학했다. 이곳은 최초의 흑인 출신인 현 미 공군 참모총장(찰스 브라운)과 미 공군 및 항공우주국 NASA 등의 중추 핵심 인물들을 배출한 최고 명문 항공대학이다.

 반 소위는 재학 중에 ROTC에 조인했다. 당시 유일한 아시안이었던 그는 우수 학생으로 선발돼 장학금을 받고 졸업하는 동시에 소위 계급을 달았다.

 미 공군 파일럿은 단순히 조종 기술로만 얻을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최고의 학업 성적은 물론 뛰어난 체력과 정신력, 가족 병력 및 신원조회까지 면밀히 검토 후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된다. 

 반 소위가 파일럿이 되기까지는 힘든 시절이 있었다. 백인이 대다수인 오클라호마에서 지내며 인종차별에 시달려야 했다. 특히 미국인에 비해 왜소한 체격으로 까다로운 신체 검사와 이에따른 스트레스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모든 역경을 이겨내고 공군 파일럿으로 거듭난 반 소위의 가장 급한(?)소원은 다름아닌 '한국 음식 먹기'다.

 아버지 반정석씨는 "아들은 부대에서 유일한 아시안이라 동료들과 함께 식사하는 것을 가장 힘들어 한다"며 "떡볶이와 오뎅 등 한인 아이들이 좋아하는 입맛을 가진 아들은 집에 와서 엄마가 해준 한국 음식을 먹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군인이라고 하면 늠름하고 씩씩한 이미지를 상상하지만, 정많고 섬세한 아이"라며 "평소 대화도 많이하고 고민도 털어놓는 딸같은 아들"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반 소위는 지난 2021년 아프간을 탈출한 실향민들을 위해 봉사하며 부모와 생이별한 아이들을 돌봐왔다. 미국 국방부 공식 트위터엔 아프간 어린이를 안고있는 반 소위의 모습이 보인다. 반정석 씨는 "당시 아들이 아이들을 돌보며 마음 아파하던게 잊혀지지 않는다"고 회상했다.

 영화 '탑건'에서 주인공인 톰 크루즈를 '매버릭'(maverick)이라고 부르는 것 처럼 미 공군 '탑건'들에겐 '콜사인(파일럿에게 붙여주는 별명)'이 있다. 

 부대에서 반 소위의 콜사인은 '크로스(Cross)'다. 그가 비행을 마치면 십자가 모양의 하얀 연기가 생긴다고 해서 부대에서 지어준 별명이다.

 반 소위는 "세계와 인류 평화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고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반 소위의 향후 목표는 한국 오산공군기지에서 근무하는 것이다. 그는 "전 세계에서 전쟁 대치중인 국가는 우리나라 뿐"이라며 "모국을 지키는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