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고위인사들, 인플레 파이팅에 여전히 집중…뉴욕증시 연이틀 하락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 인사들이 2일 앞다퉈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발언을 쏟아냈다.

경기침체 우려를 배경으로 금리인상 조기 종료 가능성에 베팅하던 금융시장은 인플레이션 잡기에 여전히 집중하는 연준의 태도에 화들짝 놀랐다.

CNBC방송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50bp(0.5%포인트, 1bp=0.01%포인트)가 타당하다는 평가지만, 75bp도 괜찮다"고 말했다.

이어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할지 의문"이라고 덧붙이기는 했지만, 오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3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인상)의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어서 주목된다.

에번스 총재는 9월에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리고 11월과 12월에 각각 0.25%포인트씩 추가 인상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3.25∼3.5% 수준으로 높이는 것을 합리적인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그러나 물가 지표가 개선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면 "약간 더 높은 경로를 재고해야 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너무 과도하고 너무 일찍 대응하는 것에 대해선 약간 불안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에번스 총재는 안정적인 물가 지표가 최소 두어 번은 나와야 안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이날 CNBC와 링크드인을 통해 인터뷰를 하고 물가 안정 회복까지 "갈 길이 멀다"면서 "(물가 억제를 위한) 우리의 일은 전혀 끝나지 않았다. 우리는 (물가 목표 달성에 대해) 여전히 단호하고 완벽히 단합된 상태"라고 강조했다.

데일리 총재는 연준이 내년 상반기 안에 금리인하로 선회할 가능성에 무게를 둔 채권시장 움직임에 대해 "어리둥절하다"면서 "이는 내가 보는 모형적 전망이 아니다"고 말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워싱턴포스트(WP)에 인플레이션 억제 목표를 달성했다고 말하려면 전월 대비 물가상승률이 진정됐다는 "매우 강력한 증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경기침체 우려에 대해 메스터 총재는 "경기침체가 닥치면 노동시장이 매우 빠르게 악화하는 것을 보게 되겠지만, 지금은 노동시장이 매우 건강하다"라고 일축했다.

메스터 총재는 "내 예상으로는 올해 성장률이 추세를 밑돌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이는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에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전날 2.605%에서 이날 2.74%로, 2년물 미 국채 금리는 전날 2.909%에서 이날 3.077%로 각각 상승했다.

뉴욕증시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따른 지정학적 긴장 고조까지 겹치면서 이틀 연속 하락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02.23포인트(1.23%) 떨어진 32,396.17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7.44포인트(0.67%) 떨어진 4,091.1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0.22포인트(0.16%) 내린 12,348.76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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