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정점지났나? 미국 지난달 소비자 물가 8.5% 상승폭 둔화

유가 내려가며 전망치보다 낮아 

연준 금리인상 속도 늦출지 관심 

 

지난 달 미국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큰 폭으로 낮아져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은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노동부는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5% 올랐다고 10일 발표했다. 지난 1981년 11월 이후 최대폭이었던 전월인 6월 9.1%보다 상승폭이 크게 둔화한 것이다. 전월인 6월과 비교해서는 한 달 사이 거의 변동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 급등세가 거의 멈췄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같은 물가상승률은 전문가 전망치 전월 대비 0.2%, 전년 동월 대비 8.7% 상승보다 낮은 것이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5.9%, 전월보다 0.3% 각각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6월과 동일하고 전월 대비 상승률은 6월(0.7%)보다 크게 낮아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급등하던 유가가 안정세로 돌아선 것이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달 에너지 물가가 전월보다 4.6% 하락한 가운데 이 중 휘발유 물가는 7.7%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휘발유 물가 하락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4월 이후 가장 컸다. 다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에너지(32.9%)와 휘발유(44%) 모두 여전히 큰 폭으로 급등했다.

유가 완화에 힘입어 지난 6월 폭등했던 항공권 가격도 7월에는 7.8% 급락했다.

식료품과 주거 비용은 오름세를 유지했다.

식료품 물가는 전월보다 1.1% 올라 7개월 연속 0.9% 이상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전년 동월 대비로는 10.9% 올라 1979년 5월 이후 최대폭 상승했다.

주거 비용도 전월보다 0.5%, 전년 동월보다 5.7% 각각 올라 전체 근원 CPI 상승분의 40%를 차지했다.

이날 발표로 연준의 금리인상 부담이 줄어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인플레이션 억제에 최우선순위를 두고 2연속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포인트)을 밟은 연준은 강한 노동시장 등을 근거로 가을에도 비슷한 수준의 금리인상을 시사했으나, 7월 물가상승률 둔화에 힘입어 이러한 경로를 수정할 가능성이 생겼다는 관측도 나온다.

인플레이션과 금리 부담에 짓눌렸던 투자자들은 매수세로 돌아섰다. 최근 조정 분위기를 보이던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7월 CPI가 발표된 직후 크게 오르고 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완전 꺾였다고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지정학적 위기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유가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고, 근로자 임금과 집값 등이 여전히 인플레이션 압력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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