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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합법주사소 설치안은 악법"

SB57 주지사 서명만 남아
정치권·교계·한인 반발
"산불에 기름 붓는 격" 비난

LA, 샌프란시스코 등 가주 지역 대도시에 마약성 약물 주입 장소를 합법적으로 설치하는 법안을 두고 극심한 반발이 일고 있다.
 
현재 주지사 서명 절차만을 남겨둔 이 법안을 두고 교계를 비롯한 법집행기관 등에서는 개빈 뉴섬 주지사가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폴리티코, 캘매터스 등 주류언론들은 11일 “의료인 감독하에 마약 복용자가 약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장소를 제공하는 내용의 SB 57 법안이 마약 사용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SB 57은 지난 1일 주 상원을 통과, 현재 주지사 사무실로 송부된 상태다. 만약 개빈 뉴섬 주지사가 이 법안에 서명한다면 당장 2023년 1월부터 LA, 샌프란시스코, 오클랜드 등에서 마약성 약물 등을 합법적으로 주입할 수 있는 장소가 설치된다.
 


한인 기독교 단체인 ‘다음 세대 가치관 정립&보호(Tvnext)’는 이 법안이 발의됐을 때부터 반대 목소리를 높여왔다.
 
새라 김 대표는 “플라스틱 봉지 사용도 환경과 사회적으로 해롭다고 통제하면서 그보다 더 위험한 마약 사용에 대해서는 왜 관대한가”라며 “이 법안은 상식을 뛰어넘는 악법이다. 우리의 자녀들은 물론이고 사회에 정말 도움이 되는 법안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이 법안은 마약 과다복용으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명목으로 각 지역 정부 소관하에 마약 주입 제공 장소를 한시적(2028년 1월까지)으로 제공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합법적으로 설치되는 마약 주입 장소에는 의료적으로 교육받은 직원을 배치, 이용자가 약물을 안전하게 주입할 수 있게 돕고 주삿바늘 제공은 물론 급성 중독 등 비상 상황에 대비해 해독제인 ‘날록손(naloxone)’ 등도 구비해둔다는 방침이다.
 
스콧 윌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지금까지 내가 본 것 중 가장 위험한 법안”이라며 “마약 등 불법 행위를 조장하는 것으로 마치 산불에 기름을 붓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오렌지카운티 셰리프국 돈 반스 국장은 성명을 통해 “이 법안은 대중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하고 마약 중독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며 “생명을 경시하고 가주의 불법 약물 확산을 가속하는 법안에 주지사는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자금 조달도 문제다. 비영리 연구 기관 RTI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약물 주입 장소 설치 시 샌프란시스코에서만 260만 달러의 비용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된다. 운영에 필요한 예산 확보는 물론 약물 주입 장소가 어떠한 형태로 구성될 것인지, 직원 배치 및 사고 책임, 운영 시간 등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쟁의 여지가 남아있다.
 
일례로 뉴욕은 지난해 11월 전국 최초로 약물 주입 장소 두 곳을 설치했다. 문제는 정부로부터 자금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장소 확장에 실패했다는 점이다.
 
연방법과 상충한다는 점도 논란이다. 제이미 김 변호사(LK 법률그룹)는 “지난해 필라델피아에서 이와 유사한 내용의 마약 사용 장소 제공 법안이 시행될 뻔했는데 연방항소법원에서 위헌 결정이 내려져 논란이 됐었다”며 “‘크랙 하우스 법(Crack House Law)’이라는 것으로 규제 약물 사용 장소 설치를 금지하는 내용의 연방법에 어긋난다는 게 이유였다”고 말했다.
 
뉴섬 주지사도 중간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반대 여론과 맞물려 서명이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폴리티코는 뉴섬 주지사가 SB 57에 대한 입장 표명을 거부했다고 지난 2일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이 법안은 상원에서 최소 표만을 얻어 통과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11월 선거를 앞둔 상황이라 입장을 보류한 것”이라고 전했다.
 
뉴섬 주지사는 지난 2018년 당시 주지사였던 제리 브라운과 유사한 상황에 놓였다. 당시 브라운 주지사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약물 주입 장소를 설치하자는 내용의 법안 서명을 앞두고 극심한 반발 여론으로 인해 결국 거부권을 행사했었다. 브라운 주지사는 당시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불법적이고 파괴적인 약물 사용을 합법화한다고 해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장열 기자ㆍ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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