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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왜곡 멈추고 사실 전해라”…반성 없는 일본에서 커지는 소수 목소리

“역사 왜곡 멈추고 사실 전해라”…반성 없는 일본에서 커지는 소수 목소리

기사승인 2022. 08. 16.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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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스쿠니신사 참배한 일본 집권당 간부<YONHAP NO-2611>
일본 집권 자민당의 하기우다 고이치 정무조사회장(왼쪽 두 번째)이 15일 도쿄 소재 야스쿠니신사에서 참배를 마친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교도·연합뉴스
제2차 세계대전 패전(종전) 77주년을 맞아 극우 정치인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피해자 가족 등을 중심으로 역사적 진실 규명과 반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조금씩 커지고 있다.

니시니혼신문은 15일 2차대전(태평양전쟁) 당시 특공대에 징집됐던 한 참전병사의 인터뷰를 통해 과거의 과오를 제대로 전하는 것은 물론 두 번 다시는 전쟁을 일으켜서는 안된다고 전했다.

올해로 패전 77주년을 맞는 일본의 분위기는 원자폭탄 피해를 부각하는 언론 보도와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향한 극우 정치인들의 방문 행렬이 줄잇는 등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니시니혼신문 보도에 따르면 최근 일본의 대다수 언론은 전쟁 당시 가해 사실이나 다른 나라에 대한 침략 사실은 보도하지 않은 채 미국의 원자폭탄 투하로 인한 피해자에 대한 추모 분위기를 이끌며 전쟁 피해국인양 행동하고 있다. 최근 사망한 아베 신조 전 총리 등 극우 정치인들도 전쟁에 대한 반성 없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다.

다만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전쟁피해 경험자와 일부 언론인들을 중심으로 "제대로 된 역사적 사실을 후대에 전해야 한다"며 경종을 울리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인터뷰에 참여한 전 특공 잠수함 병사 오노 타쿠로씨와 시노하라 마모루씨는 2차대전 당시 본인들의 체험담을 청소년들에게 전하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시노하라 씨는 15살이던 1944년 항공대에 입대하고 항공 특공대로 파견이 됐다. 당시 항공 특공대에 징집된 것은 거의 10대의 소년들이었다고 시노하라씨는 전했다.

오노씨는 16세에 가부라지마에 위치한 비밀기지에서 훈련을 하던 특공 잠수함 대원이었다. 두 사람은 출전을 2개월 앞두고 전쟁이 끝나는 바람에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졌다.

두 사람은 "최근 대다수 언론과 정치인들의 발언에 의문을 느낀다"며 "전쟁의 참혹함에 대해 제대로 전하지 않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오노 씨는 "태평양전쟁은 일본이 먼저 다른 나라(미국)를 공격해 시작된 것"이라며 "그(선제공격)로 인해 미국의 반격을 받은 것인데, 지금의 일본은 원폭 등 전쟁에서 입은 피해 사실만 부각시키는 결과론적인 입장만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오노씨는 "패전은 국민들의 희생 위에 있는 역사적 사실이다. 왜 그런 결과가 발생했는지 (진실을) 제대로 남겨야 한다"며 피해 사실만을 강조하고 보도하는 언론과 반성하지 않는 정치인들의 미온적 태도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시노하라 씨도 "사람의 목숨을 이용해 사람을 죽이는 전쟁을 일으킨 일본 정부가 전쟁을 모르는 세대에 과거의 잘못을 제대로 전해나가야 한다"며 "두 번 다시는 전쟁을 일으켜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반성 목소리는 언론계 일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저널리스트 우에무라 리쿠씨는 "언제부턴가 위안부나 전쟁에 대한 가해 사실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일본)국내에서는 타부시되고 있다"며 "지나친 역사 수정주의와 국수주의로 인해 일본의 전쟁 책임이 없는 것처럼 비춰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일본이 전쟁 당시 가해 사실을 제대로 전하지 않으면 일본의 피해 사실조차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다"며 "불리한 과거라 할지라도 제대로 전하고 같은 일을 반복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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