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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친러 트로이목마’ 논란 헝가리에 10조원 지원 중단 ‘경고’

EU, ‘친러 트로이목마’ 논란 헝가리에 10조원 지원 중단 ‘경고’

기사승인 2022. 09. 19.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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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NGARY-ORBAN/ <YONHAP NO-0085> (REUTERS)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지난 8월 4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보수주의 정치 행동 회의(CPAC)에 참가해 대중들에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사진=로이터 연합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부패 우려를 이유로 헝가리에 할당된 약 10조원 규모의 자금 지원 중단을 추진한다. EU 회원국이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동맹국인 헝가리가 대러 제재에 미온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트로이 목마'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가운데 EU가 헝가리에 '경고장'을 날린 것이다.

18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요하네스 한 예산 담당 EU 집행위원은 헝가리에 할당된 75억유로(약 10조4000억원)의 자금 지원을 중단할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75억유로는 헝가리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추정치의 5%에 해당하는 규모다. 집행위 제안에 대한 최종 결정안은 EU 이사회에 있다.

EU는 극우 성향의 지도자인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이끄는 헝가리 정부가 법치주의를 훼손하고 EU 자금을 부당하게 이용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오르반 정부는 성수자의 권리를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고 낙태 관련 법안을 강화하는 등 기본 인권을 훼손한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유럽의회는 지난 15일 전체회의에서 "헝가리를 더 이상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로 볼 수 없다"며 헝가리를 규탄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채택하기도 했다. EU 부패감독청(OLAF)에 따르면 헝가리는 지난 2015~2019년 EU 자금의 4%를 부적절하게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는 27개 EU 회원국 가운데서 최고 수준이다.

아울러 헝가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도 대러 제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며 푸틴 정권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오르반 총리는 지난 5월 러시아산 석유 금수조치에 대해서도 반대 목소리를 냈다.

디디에 렝데르 법무 담당 EU 집행위원은 프랑스 방송에서 "EU는 145억유로 상당의 러시아 자산을 동결했지만, 이중 헝가리 기여분은 3000유로를 조금 넘는 데 그친다"면서 "우리는 헝가리에 많은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도 이날 트위터에서 "헝가리는 유럽 납세자를 희생시켜 EU의 붕괴를 노리는 트로이 목마"라며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오르반 정권은 EU의 주장을 부정하면서도 자금줄이 끊길 위기에 처하자 비상이 걸렸다. 헝가리는 통화가치 하락과 극심한 인플레이션으로 전례 없는 경제위기를 겪고 있다.

헝가리는 전날 의회가 다음 주에 공공조달 투명성 결여와 관련된 EU의 우려를 완화할 수 있는 일련의 법안에 투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에는 입법 절차를 더욱 투명하게 만다는 조치와 EU 자금 사용을 감시하기 위한 독립적인 반부패 감시기구의 설립도 포함될 예정이다.

EU의 한 집행위원은 헝가리가 EU의 우려를 해소할 조치 이행과 관련해 내달 19일까지 "완전히 보고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헝가리에서 '게임 체인저'가 될 중대한 개혁을 보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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