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퍼드대 연설…"저성장·고물가 시기 길어질 듯"

우크라전 여파 지구촌 중위소득 32년만에 뒷걸음질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세계 에너지 생산이 러시아 의존에서 벗어나 다변화하는 데는 몇 년이 걸릴 수 있다고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WB) 총재가 28일(현지시간) 경고했다.

로이터,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맬패스 총재는 이날 미 스탠퍼드대 경제정책연구소에서 행한 연설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이로 인해 (세계적으로)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상승)이나 저성장, 높은 인플레이션 등의 시기가 길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이 강력한 제재를 가한 데 대한 보복으로 러시아가 유럽에 대한 에너지 공급을 제한하면서 유럽 국가들에선 심각한 에너지난이 빚어지고 있다.

유럽의 주요 소비국들은 에너지 공급처를 미국, 중동, 북유럽 등으로 다변화하려 애쓰고 있다.

맬패스 총재는 "세계의 중위소득이 4% 줄었음을 보여주는 보고가 있다"면서 "이는 1990년 중위소득 산출이 시작된 이래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또 유럽의 경기후퇴 가능성이 커졌으며, 개발도상국들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중국의 성장률도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중국 경제가 코로나19 봉쇄로 크게 위축됐으며, 이로 인해 세계은행의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지난 4월의 5%에서 2.8%로 내려갔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치솟는 금리, 높은 물가상승률, 느린 성장 등의 '퍼펙트스톰(Perfect Storm·초대형 복합 위기)에 대응하고 개발에서 발생한 역성장을 바로 잡기 위해 새로운 거시·미시경제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맬패스 총재는 세계은행이 중국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세계은행은 중국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으며 관계는 발전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더는 세계은행의 주요 차입국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특히 중국이 세계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그렇다"고 말했다.

cjyo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