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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감산에 美-중동국 설전…“러시아 도운 것” vs “경제적 이유”

OPEC+ 감산에 美-중동국 설전…“러시아 도운 것” vs “경제적 이유”

기사승인 2022. 10. 17.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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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A-SAUDI/OPEC <YONHAP NO-0549> (VIA REUTERS)
지난 7월 15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회담하고 있다./사진=로이터 연합
조 바이든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에도 불구하고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포함한 주요 산유국 협의체 'OPEC 플러스(OPEC+)'가 감산을 결정하면서 미국과 중동 산유국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이 사우디가 감산 결정으로 '러시아 편'에 섰다고 주장하자 중동 산유국들은 경제적 이유에 따른 결정이었다며 항변하고 나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은 이날 국정자문회 연설에서 "석유는 글로벌 경제 성장에 중요한 요소"라면서 "사우디는 국제 원유시장의 안정과 균형을 지원하고, OPEC+ 회원국들과의 합의를 수립·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중재로 러시아에서 미국 등 국적의 전쟁포로 10명이 풀려난 점을 언급하며 "사우디는 평화의 중재자"라고 강조했다.

살만 국왕의 발언은 미국이 OPEC+ 감산 결정을 주도한 사우디에 대해 러시아 편에 섰다고 비난하며 관계 재검토에 나서는 등 으름장을 놓는 가운데 나왔다. 미국 상원 외교위원장인 밥 메넨데스는 무기수출 금지를 포함해 사우디와 모든 협력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앞서 존 커비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13일 시장 상황에 비춰볼 때 감산 결정을 내릴 이유가 없었다면서 사우디가 러시아와 함께 감산을 주도한 건 "도의적, 군사적으로 러시아를 도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커비 대변인은 감산 결정으로 러시아의 수입이 증가하고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제재 실효성이 줄어들게 됐다면서, 사우디가 다른 OPEC+ 회원국들에게 결정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OPEC+는 감산 결정이 시장 논리에 따라 회원국들의 자발적인 합의에서 나온 것이라고 항변했다.

하이탐 알가이스 OPEC 사무총장은 이날 알제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유가를 통제하지 않는다. 최근 감산은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감산이 순수하게 기술적인 결정이며 미래 시장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OPEC+는 앞으로의 생산 정책에서도 유연함을 발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수하일 알마즈루에이 아랍에미리트(UAE) 에너지부 장관도 트위터를 통해 "OPEC+의 최근 결정은 만장일치로 결정됐으며, 정치적 의도가 없는 순수한 기술적 결정이었음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적었다.

이라크 석유수출공사(SOMO)는 "불확실하고 선명하지 않은 시기에 최선의 대응책은 시장 안정을 지지하고 필요한 유도책을 쓰는 선제적 접근이라는 데에 회원국 간 의견이 일치했다"고 밝혔다. 쿠웨이트와 오만, 바레인 등도 각각 성명을 내고 OPEC+ 감산 결정에 만장일치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사우디는 오히려 바이든 정부가 중간선거를 의식해 감산 결정을 한 달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며 반격을 가해 한동안 미국과 공방전을 이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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