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가뭄으로 미국 미시시피 강 수위가 뚝 떨어지면서 강바닥에 가라앉아 있던 19세기 연락선이 모습을 드러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등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주의 주도인 배턴 루지에 거주하는 패트릭 포드 씨는 여느 때처럼 유물을 찾기 위해 최근 미시시피강 기슭을 찾았다가 뜻밖의 발견을 하게 됐다

그는 현지 WBRZ 방송에 "물이 빠지면서 강 기슭이 드러나 있었고, 온전한 배 한 척이 거기에 있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미시시피강은 올 여름 극심한 가뭄을 겪어 수위가 1992년 이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그는 선박 잔해를 발견한 직후 지역 언론과 전문가들에게 연락해 이 배의 실체에 대해 조사를 요청했다.

루이지애나주의 고고학자인 칩 맥김지 씨는 포드 씨가 발견한 배가 19세기 후반인 1896년 건조된 '브룩힐'이라는 이름의 연락선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나무로 이뤄진 이 선박은 가축과 마차, 승객들을 싣고 포트 앨런과 배턴 루지 상업 지구를 오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배는 '이스트루마'로 불리는 또 다른 선박과 함께 1915년 9월 이 일대에 닥친 큰 폭풍으로 침몰했다고 맥김지는 설명했다.

그는 "특히 목조 선박 시대에는 선박 건조에 대한 기록이 별로 없다"며 "이번에 다양한 특징을 지닌 배가 발견됨으로써 1900년 즈음의 선박 건조를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올 여름 북반구 곳곳에서는 극심한 가뭄으로 강바닥이 드러나며 다양한 유물이 자태를 드러냈다.

유럽에서는 500년 만에 닥친 최악의 가뭄으로 강이 바짝 마르자 7천년 전 스페인판 '스톤헨지'와 청동기 시대 건물터, 로마의 네로 황제가 건설한 다리 등 오랜 시간 강바닥에서 잊혔던 고대 유적이 속속 발견됐다.

세르비아의 항구도시 프라호보 인근 다뉴브강과 이탈리아 북부 포강 등에서는 2차 대전 때 침몰한 독일 군함과 화물선, 나치 군용차 등도 수면 밖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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