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fA 고객들, 카드사용 늘어…마크 잔디 "내년 하반기 침체 우려"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미국 소비자들이 여전히 강한 구매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CNBC방송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브라이언 모이니핸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3분기 실적에 관한 애널리스트들과의 콘퍼런스콜에서 "소비자들은 여전히 튼튼하다"고 말했다.

미국 2위 은행인 BofA의 고객들이 지난 9월부터 10월 전반기까지 신용카드 등의 결제수단을 활용해 거래한 금액이 전년 동기보다 10% 증가했다고 모이니핸 CEO는 밝혔다.

거래 금액의 증가는 일정 부분 물가 급등 탓이지만, 거래 건수도 전년 동기보다 6% 늘어났다고 모이니핸 CEO는 지적했다.

그는 "소비자들은 계속 높은 수준에서 지출하고 있다"면서 고객들의 예금 잔고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전보다 높다는 점을 근거로 앞으로도 당분간 소비 지출이 탄탄할 것으로 예상했다.

BofA 고객들의 신용카드 연체가 2020년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낮은 수준이라는 점도 그 근거로 제시됐다.

이날 공개된 BofA의 3분기 실적(매출 247억달러, 순이익 71억달러)은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를 상회했다. 순이익은 전년보다 8% 감소했으나, 0.81달러의 주당순이익은 시장 전망치(0.77달러)를 넘어섰다.

다만 아직은 미국 경제가 괜찮더라도 내년 하반기부터는 실업자 증가에 따른 경기침체를 걱정해야 할 것이라는 전문가 지적도 나왔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수석이코노미스트 마크 잔디는 이날 CNBC 인터뷰에서 올해 1∼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고 해서 이미 경기침체라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앞으로는 실업률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물가상승률이 진정되지 않을 경우 이처럼 완강한 인플레이션을 제거할 유일한 방법은 경제를 침체로 빠뜨리는 것뿐"이라며 "경기침체가 온다면 아마도 내년 하반기 이후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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