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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밥 아이거의 귀환’...디즈니 주가 급등 화답
약세장에도 개장직후 9% ↑...97.58弗 마감
오늘날의 ‘엔터 공룡’ 만든 장본인으로 평가
재임시절 주가 5배 상승...투자자 기대 커져
실적 부진·스트리밍 사업 손실 등 과제 산적

“왕이 돌아왔다.”

‘전설의 수장’ 로버트 앨런 아이거(애칭 ‘밥 아이거’·사진) 전 월트디즈니 최고경영자(CEO)의 깜짝 복귀 소식에 내리막길이던 디즈니 주가가 반등했다.

21일(현지시간) 디즈니 주가는 개장 직후 9% 상승한 100.12달러로 시작해 6.3%오른 97.58달러로 마감했다. 오는 2024년까지 디즈니+가입자 2억6000만명 확보를 전망한 지난 2020년 12월 11일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같은 시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1% 하락한 것에 비춰 상승세는 더욱 눈에 띈다.

수잔 아놀드 디즈니 이사회 회장은 “디즈니가 점점 더 복잡한 산업 변화의 시기를 지나는 가운데, 아이거가 이 중추적인 시기에서 회사를 이끌 수 있는 특별한 인물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아이거는 15년간 디즈니를 이끌며 오늘날 ‘엔터테인먼트 공룡’으로 키워낸 장본인이다. 그는 2005년 CEO가 된 후 이듬해 픽사를 인수했고, 2009년에는 마블까지 품에 안았다. 또한 2012년에는 스타워즈를 만든 루카스 필름을, 2019년에는 21세기폭스 엔터테인먼트부문을 인수했다. 넷플릭스가 주도하는 OTT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며 디즈니 플러스를 만든 것도 그다.

아이거는 CEO로 일한지 15년만인 지난 2020년에 차펙 당시 디즈니파크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기고 물러났다. 그는 CEO직에서 내려온 이후에도 지난 2021년 말까지 이사회 의장으로 활동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이거의 재임기간동안 디즈니의 주가는 5배 이상 올랐고 연간 순이익은 4배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아이거는 디즈니의 결정에 ‘영광이다’며 소감을 밝혔다. 그는 “나는 이 위대한 회사의 미래에 대해 극도로 낙관적이며, CEO로 복귀하라는 요청을 받게돼 흥분된다”고 말했다.

아이거가 깜짝 복귀한 데에는 둔화된 실적을 제고하고, 동시에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는 디즈니 주가를 반등시키기 위한 ‘구원투수’가 필요하다는 이사회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디즈니의 주가는 올 들어 하락의 늪에 빠져있었다. 2021년 3월 203.02달러까지 치솟은 주가는 지난 11월 18일 기준 91.80달러까지 떨어졌다. 연초와 비교하면 40%가 넘게 빠진 수준이다.

기대보다 저조한 실적이 가장 큰 문제였다. 지난 9월 말로 끝난 회계연도 4분기 디즈니의 매출은 201억5000만달러로 시장이 기대한 212억4000만달러를 밑돌았다. 특히 디즈니+가 속한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부는 전년대비 2배가 넘는 14억7000만달러의 손실을 냈다.

시장은 아이거의 복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미디어·통신 부문 리서치업체 모펫네이선슨의 마이클 네이선슨 연구원은 디즈니에 대한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 평균에서 상회로 상향하며 “투자자들은 강한 내러티브가 이끄는 주가 상승이라는 ‘오랫동안 잃어버린 마법’이 돌아오길 기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손미정 기자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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