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바꾸기' 지적된 귀국 전 언론 인터뷰 내용 부연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대장동 일당' 남욱 씨가 지난해 미국에서 귀국 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씨알도 안 먹힌다'고 표현하면서 로비 의혹을 부인했던 것은 아랫사람이 알아서 다 했다는 뜻이었다고 설명했다.

남씨는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대장동 개발 배임 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측 신문에 이같이 답했다.

김씨의 변호인은 이날 법정에서 남씨가 작년 10월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귀국할 무렵 종합편성채널(종편) JTBC와 인터뷰한 보도 내용을 재생했다.

남씨는 당시 인터뷰에서 "내가 12년 동안 그 사람을 지켜보면서 얼마나 많이 해 봤겠어요, 트라이를? 씨알도 안 먹혀요"라고 말하는데, JTBC는 남씨가 언급한 '그 사람'이 이 대표라고 보도했다.

김씨 측 변호인이 이 영상을 재생하면서 "이 인터뷰는 거짓말인가"라고 묻자, 남씨는 "워딩(말) 자체는 사실이다. 이재명은 '공식적으로' 씨알도 안 먹힌다"고 답했다.

김씨의 변호인이 재차 "증인의 (최근) 주장대로라면 (이 대표가) 씨알이 많이 먹혔다는 것 아닌가"라고 묻자, 남씨는 "밑에 사람이 다 한 거다. 추측이니까 걱정돼서 함부로 말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씨알도 안 먹힌다'는 남씨의 인터뷰 발언은 그가 이 대표에게 정치자금을 건넸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과 배치된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이 대표는 올해 10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남씨의 이 인터뷰 내용을 공유하면서 "12년간 이재명은 씨알도 안 먹혔다고 인터뷰했던 남욱이 그 이전에 이재명의 대선 경선자금을 줬다고 최근 검찰 진술을 했다는데, 어떤 말이 진실일까요"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남씨는 이날 김씨의 요구로 대장동 사업 민간사업자 지분 중 자신의 비율을 낮춘 이유도 추가로 증언했다.

남씨는 김씨가 자신에게 "네가 있으면 이재명 시장(당시 성남시장)이 사업권을 안 준다고 한다"며 지분 비율을 낮추라고 요구했고, 이를 자신이 받아들였다고 주장해왔다.

김씨의 변호인이 "증인은 이재명 (당시) 시장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했다고 했는데, 그런 증인에게 불이익을 주면 증인이 반발해 정치자금을 폭로할 수 있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이에 남씨는 "그래서 내 지분을 다 뺏지 않고 남겨둔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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