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CEO도 "순탄치 않은 시기 앞둬"…소비 위축 우려도 잇따라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미국 월스트리트 금융가의 최고 거물들이 잇따라 경기침체 가능성을 경고했다.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66) 최고경영자(CEO)는 6일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경기부양으로 소비자들이 1조5천억달러의 초과 저축을 하고 지출을 늘릴 수 있었다면서 "인플레이션이 이 모든 것을 잠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이먼 CEO는 "그 1조5천억달러는 내년 중반쯤 바닥날 것"이라면서 "앞으로 이런 것들이 경제를 탈선시키고, 사람들이 우려하는 대로 가벼운 또는 강한 경기침체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지난 2006년부터 JP모건을 이끌면서 '월가의 왕'으로 불리는 다이먼 CEO는 지난 6월에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양적긴축 전환과 우크라이나 사태로 "경제 허리케인이 곧 닥칠 수 있다"며 이에 대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인터뷰에서 그는 연준의 금리인상으로 기준금리가 5%를 향해가고 있지만 이 정도로는 "인플레이션을 잡기에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그는 "미국의 금융 시스템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건전하다"며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은 심각한 사태까지는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이먼 CEO는 가상화폐 산업에 범죄가 만연하다고 비판하면서 공급망 재조정과 지정학적 긴장으로 일부 탈세계화 움직임이 나타났다고도 지적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CEO도 이날 블룸버그TV에 출연해 노동자 급여가 감소하고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며 우울한 경기 전망을 제시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솔로몬 CEO는 "우리가 앞으로 순탄치 않은 시기에 들어설 것이라고 가정해야 한다"면서 "금융 자원을 좀 더 신중히 다뤄야 한다"고 조언했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성장 둔화를 예상하고 있다고 소개한 뒤 2023년 미국이 경기침체에 직면할 수 있다고 솔로몬 CEO는 내다봤다.

다만 골드만삭스의 이코노미스트들은 경기침체를 피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인터뷰에 앞서 그는 골드만삭스 주최로 뉴욕에서 열린 금융서비스 콘퍼런스에서 "더 혹독한 경제 환경에서 (경제)활동 수준이 약간 더 제한될 것으로 예상해야 한다"면서 자본시장의 활동이 아직은 기대했던 것만큼 반등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미 경제의 원동력인 소비가 약해지고 있다는 우려도 잇따랐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브라이언 모이니핸 CEO는 골드만삭스 콘퍼런스에서 "소비자들이 지금은 많은 돈을 지출하고 있지만 증가율이 둔화하고 있다"며 11월 소비자 지출이 5% 증가했으나 이는 직전과 비교해 낮아진 수치라고 밝혔다.

월마트의 더그 맥밀런 CEO도 CNBC 인터뷰에서 미국의 소비자들이 "여러 달 동안 인플레이션의 압력을 받고 있다"면서 크리스마스 대목을 앞두고 소비자들이 비싼 제품을 사지 않는 등 신중하게 선택적인 구매를 하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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