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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한쪽에선 해고한파 ‘피눈물’...석유기업은 성과급 ‘돈잔치’
엑손모빌 평균 9% 임금 인상
순익 152년래 최대·주가 70%↑
빅테크 기업은 잇단 ‘해고통지서’

미국에서 기술기업을 시작으로 해고 한파가 확산되고 있지만 석유기업 종사자들은 어느 때보다 따뜻한 겨울을 나고 있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석유기업 엑손모빌이 평균 임금을 9% 올리기로 했다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현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7.7%를 뛰어넘는 것이다. 여기에 성과에 따라 5%를 추가로 받게 된다. 최고 등급 성과를 받는 직원은 15~25%까지 치솟는다.

엑손모빌 측은 성과급을 받는 직원은 전체의 3분의 1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자릿수 임금 인상은 석유기업이 아니고선 올해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대런 우즈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에게는 이미 10%의 임금 인상을 약속한 상태다.

엑손모빌은 이미 지난 6월 연간 급여의 3%에 해당하는 일회성 보너스를 지급한 바 있다. 또 양도제한주식매입선택권을 전세계 1만4000명에게 지급하기도 했다.

이 같은 임금 인상, 성과급 잔치가 가능한 건 엑손모빌이 올 한 해 최고의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 엑손모빌의 올해 3분기 순익은 196억6000만달러(약 28조원)으로 152년 역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자연스레 주가도 치솟았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연초 이후 17%가량 하락했지만 엑손모빌은 약 70% 급등했다. 그 덕에 엑손모빌은 시가총액 기준 S&P500 상위 10위 안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블룸버그는 기술기업과 금융권이 일자리를 줄이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2022년이 석유기업에게는 얼마나 탄탄한 해였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기술기업 종사자들에게는 급여 인상통지서 대신 ‘해고통지서(핑크슬립·Pink Slip)’가 잇달아 날아오고 있다.

컨설팅 업체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에 따르면 통신, 전자, 하드웨어 제조 및 소프트웨어 개발 등 기술기업들이 발표한 감원 규모는 11월에만 5만2771명에 달한다. 이는 이 회사가 인력 동향을 파악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월간 기준 가장 높은 수치다.

여기에는 아마존, 메타, 시스코, HP, 인텔, 세일즈포스 등 굵직한 기업들이 대거 포함됐다.

또 최근 모건스탠리는 전체 직원의 2%에 해당하는 1600명의 감원을 검토하고 있으며,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 역시 적정한 감원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혀 금융권에도 해고 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 때문에 2000년대 ‘닷컴 붕괴’ 이후 유행한 ‘핑크슬립 파티’가 다시 등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핑크슬립 파티는 해고된 IT인력이나 금융권 인사들이 관심사를 나누고 구직 활동도 하는 모임이다. 김우영 기자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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