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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찰 폭행에 숨진 흑인 장례식…경찰개혁 ‘플로이드법’ 논의 재점화

美 경찰 폭행에 숨진 흑인 장례식…경찰개혁 ‘플로이드법’ 논의 재점화

기사승인 2023. 02. 0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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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무차별 폭력에 숨진 흑인 니컬스 장례식 3주 만에 열려
해리스 부통령 "경찰의 의무 아닌 폭력행위"…경찰개혁 법안 처리 촉구
'플로이드 법안' 공화당 반대 부딪혀 처리 '안갯속'
APTOPIX Tyre Nichols Funeral <YONHAP NO-1499> (AP)
1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의 한 교회에서 경찰의 집단폭행으로 숨진 흑인 타이어 니컬스의 장례식이 진행되는 가운데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왼쪽)이 니컬스의 부모와 슬픔을 나누고 있다./사진=AP 연합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경찰에 집단폭행 당한 후 숨진 흑인 남성 타이어 니컬스(29)의 장례식이 1일(현지시간) 진행됐다. 지난 2020년 조지 플로이드 사태를 계기로 발의된 경찰개혁 법안이 아직도 상원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조속한 경찰개혁법 처리를 촉구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멤피스의 한 교회에서 지난 10일 숨진 니컬스의 장례식이 열렸다. 장례식에는 해리스 부통령 등 유력 정치인들과 조지 플로이드, 에릭 가너 등 경찰 폭력으로 사망한 피해자의 유가족들이 참석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추모사에서 니컬스를 구타해 죽음에 이르게 한 5명의 경찰관들은 공공안전을 보장하는 경찰의 의무를 저버리고 폭력행위를 저질렀다고 지적하면서 "이들의 행위는 공공의 안전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니컬스도 안전해야 할 권리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장례식에 참석한 흑인 민권운동가 알 샤프턴 목사는 니컬스가 백인이었다면 경찰은 다르게 행동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샤프턴 목사는 "범죄와 싸우기 위해 스스로 범죄자가 돼선 안된다"면서 "무장하지 않는 남성을 다섯 명의 무장한 남자들이 폭행한다면, 이들은 경찰이 아니라 폭력배"라고 비난했다.

니컬스는 지난 7일 교통 단속 과정에서 경찰 5명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한 후 사흘 뒤인 10일 심부전과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폭행에 가담한 5명의 경찰들은 모두 흑인이었지만, 이후 백인 경찰도 니컬스에 테이저건을 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이 다시금 확산했다.

최근 통계기관 '경찰 폭력 지도(MPV·Mapping Police Violence)'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미국에서 경찰관의 폭력으로 숨진 이들의 수는 총 1186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0년간 최고 수준이며, 특히 경찰 폭력으로 숨진 이들 중 흑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6%였다. 미국 전체 인구에서 흑인의 비중은 13%라는 점을 비춰보면 흑인이 경찰 폭력에 더 많이 노출돼 있는 것이다.

이날 해리스 부통령은 '플로이드 법'으로 일컬어지는 경찰개혁 법안이 지체 없이 통과돼야 한다고 의회에 촉구했다. 2020년 백인 경찰에 목이 짓눌려 사망한 플로이드의 이름을 딴 경찰개혁 법안은 영장 없이 차 문을 두드리거나 체포할 때 목을 조를 수 없게 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경찰의 면책특권을 제한해 용의자의 헌법적 권리를 침해한 경찰을 고소할 수 있도록 한 것을 골자로 한다.

이 법안은 2020년과 2021년 두 차례 민주당이 다수당이던 하원을 통과했지만 공화당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상원을 통과하지 못했다. 필리버스터 규정에 따라 상원에서 법안 심의를 끝내고 표결에 부치려면 100명 중 60명의 찬성이 필요한데 공화당은 경찰의 면책특권 제한 내용을 담은 조항을 이유로 반대했다.

CNN은 올해도 플로이드 법의 처리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이 됐으며, 민주당은 상원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했지만 60석에는 못 미치기 때문이다. 이날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조지 플로이드 법안 및 관련 정책을 논의하기 위해 2일 백악관에서 연방의원 등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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