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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킨·수박이 왜 인종차별?” 중학교 급식에 美 뒤집힌 사연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재임 당시 온라인에서 조롱 목적으로 수박·치킨 등을 합성한 사진. [트위터]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미국 뉴욕의 한 중학교에 2월 급식으로 수박과 프라이드치킨을 제공한 미국 식품회사가 공식으로 사과했다.

미국 CNN, 비즈니스인사이더 등은 6일(현지시간) '의도치 않은 인종차별' 논란에 휘말린 미국의 식품회사 아라마크(Aramark)에 대해 보도했다. 인종차별 논란은 뉴욕 나이액 중학교가 이달 1일 학생 급식으로 수박과 치킨을 제공했다는 이유로 불거졌다.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에게 ‘수박’ 향이 나는 치약을 권해 논란이 된 보스턴 헤럴드 만평. [보스턴 헤럴드]

미국에서 수박은 대표적인 인종차별 ‘밈’으로 사용된다. 남북 전쟁 이전 미국에서 수박은 아프리카계 노예들이 생계 유지를 위해 팔던 대표적인 과일이었다. 1860년대 말 미국 노예제 폐지 이후에도 소득이 낮은 흑인 저소득층이 즐기는 ‘덤핑’ 과일이라는 편견이 만연하다.

버락 오마바 대통령 재임 당시인 2014년에는 일간 보스턴 헤럴드가 오바마의 욕조에 침입해 “수박향을 입힌 치약 써본 적 있냐”며 조롱하는 만화를 게재했다가 논란 끝에 사과하기도 했다. 이 역시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비하하기 위해 ‘수박’을 언급한 사례다.

프라이드치킨도 비슷한 맥락에서 인종차별 요소로 거론된다. 과거 목화 농장 지주들이 흑인 노예들에게 싼 맛에 제공한 음식에서 유래한 요리라는 풍문이 전해져 내려온다.

29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시민들이 경찰의 집단폭행으로 숨진 흑인 청년 타이어 니컬스(29)의 죽음과 관련해 한 경찰서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다. 희소병인 크론병을 앓던 니컬스는 지난 7일 멤피스에서 교통단속을 하던 경찰에 집단폭행 당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흘 뒤 심장마비 등으로 숨졌다. [연합]

급식이 제공된 날짜 역시 의미 심장했다. 치킨과 수박이 급식으로 나온 날은 미국에서 ‘흑인 역사의 달’ 2월, 그 중에서도 첫번째 날인 1일이다.

해당 논란이 불거지자 나이액 중학교 학생인 오노레 산티아고는 WABC와의 인터뷰에서 “(급식 업체 아라마크로부터)수박을 먹고 싶냐는 질문을 받았고, 과일 철이 아니어서 조금 혼란스러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학교 측은 “흑인 역사의 달 첫날부터 치킨을 메인 메뉴, 수박을 디저트로 제공한 것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몰상식”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아라마크 측 대변인은 “부적절한 점심 식사 메뉴였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공식 사과문을 올렸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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