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부모 및 학교당국 처벌 방안 검토 중"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학교에서 교사에게 총을 쏴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을 준 6살짜리 초등학교 1학년생이 형사처벌은 면할 전망이라고 미 NBC뉴스와 뉴욕타임스(NYT) 등이 9일 보도했다.

앞서 지난 1월 6일 버지니아주 뉴포트뉴스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1학년생이 수업 중이던 교사 애비게일 주어너(25)를 권총으로 쏴 중상을 입힌 사건이 발생했다.

이 소년은 평소 폭력적인 행동으로 주어너 등 교사들과 갈등을 겪었는데, 주어너의 휴대전화를 망가트려 하루 정학 처분을 받고 나서 학교로 돌아온 당일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을 경찰로부터 넘겨받아 검토해 온 뉴포트뉴스시 검사장 하워드 그윈은 NBC뉴스와 인터뷰에서 "6살짜리 소년을 법정에 세우는 것은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윈 검사장은 그 이유로 이 소년이 법률 시스템을 이해할 역량이 없고, 재판을 받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상황 파악도 안 될 것이라는 등의 이유를 들었다.

NBC뉴스는 법적으로 버지니아에서 이 소년을 기소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검찰이 마음만 먹으면 이 아이를 소년법정에라도 세울 수는 있겠으나 여러 고려에 의해 불기소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미성년자의 형사처벌 면책 연령 기준은 주마다 다른데, 미국의 51개 주 중에서 절반 이상은 아예 기준 자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번 사건처럼 아주 어린 아이가 범죄를 저지르고 기소된 전례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고 그때마다 미국 사회에선 기소의 적절성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2021년 3월에는 뉴욕주 시골 마을에서 7살 소년이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그해 초엔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통학버스를 기다리던 6살짜리가 근처 화단에 있던 튤립을 뽑았다는 이유로 재판정에 서기도 했다.

판단력이 떨어지는 미성년자를 마구잡이로 법정에 세워도 되느냐는 논란에 형사처벌 면책 나이를 늘리는 주도 있다.

매사추세츠주의 경우 2018년 이 기준을 7살에서 12살로 늘렸다.

뉴포트뉴스시 검찰은 총기 사고를 낸 6살짜리보다는 그 부모와 학교 당국을 처벌하는 방안을 면밀히 검토 중이다.

이 아이는 엄마가 소지하고 있던 권총을 책가방에 넣고 등교해 범행을 저질렀는데, 버지니아에선 장전된 총을 14세 미만 미성년자가 만질 수 있도록 방치한 것은 처벌 대상이다.

하지만 이는 버지니아주에선 어디까지나 경범죄 대상이긴 하다.

학교 당국자들은 범행이 발생하기 전 여러번 이 아이가 학교에서 총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는 신고를 받았지만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았고, 사건 당일에도 이 아이가 가방에 총을 넣어 학교로 반입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는다.

이 때문에 학교 당국을 직무유기 등으로 처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8년 플로리다 파크랜드 고등학교 총기 사고 이후 가동된 'K-12 학교 총격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1970년 이후 10세 미만 아동이 연관된 학교 총기 사고는 최소 16건 발생했다. 이 중에서 3건은 6세, 1건은 5세 아동이 관련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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