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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CB ‘빅스텝’에 연준 금리 동결 전망도 주춤…‘베이비스텝’ 무게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경제전문가들은 최근 실리콘밸리은행발 금융 혼란에도 불구하고 연준이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한 긴축 드라이브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오는 21일부터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베이비스텝(기준 금리 0.25%포인트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의 충격이 유럽으로 확산하는 가운데서도 유럽중앙은행(ECB)이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나서면서, 연준 역시 여전히 긴축 드라이브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를 바탕으로 연준이 3월과 5월에 각각 0.25%포인트의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 시스템 혼란이 수요 위축을 자극할 수는 있지만, 인플레이션 대응이라는 연준의 우선순위를 바꿀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에서다.

미국 투자전문사 휴 존슨 이코노믹스 회장은 “SVB발 위기가 통화정책을 바꿀지 매우 의심스럽다”면서 “위기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날 금융시스템 혼란으로 인한 경제 위기 불안 속에 ‘금리 동결’에 기울었던 시장도 다시 ‘베이비스텝’으로 전망을 옮기고 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의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확률은 전날 54.6%에서 79.7%로 증가했다. 반면 금리동결에 확률은 전날 45.4%에서 20.3%로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ECB가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이어가기로 결정한 것도 연준의 금리 전망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날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0.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물가상승률이 오랫동안 지나치게 높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돼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SVB 파산의 충격과 이어진 크레디트스위스(CS)의 재무건전성 악화 등 금융시장 혼란에 대해 “필요한 모든 대응조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과 금융시장 불안이 같은 대응 선상에 있지 않으며, 각각 다른 도구로 대응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연준 역시 ECB와 비슷한 접근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레고리 다코 EY 이코노미스트 “연준이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 정책을 구분하는 ‘듀얼 트랙’ 정책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주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내다봤다.

또한 이날 발표된 노동 시장과 주택 시장에 대한 경제 지표들은 일제히 ‘경제 성장’을 가리키면서 연준의 추가 긴축 필요성에 힘을 실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3월 5∼11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19만2000건으로 전주 대비 2만건 급감했다. 노동 시장이 여전히 과열된 상태임을 보여주는 결과다.

같은날 미 상무부는 2월 주택 착공 건수가 전월보다 9.8% 증가한 145만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또한 향후 주택시장 흐름을 가늠하는 지표인 신규주택 허가 건수는 152만건으로 13.8% 급증했다. 이는 금리인상 여파 속에 침체에 빠졌던 미 주택시장이 안정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 재무장관이자 경제학자인 래리 서머스는 프린스턴대 초청 강연에서 인플레이션 상황을 고려했을 때 연준의 금리 동결은 경제 상황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금리 동결은 경기가 생각보다 나쁘다는 믿음을 소비자와 기업에게 심어주게 된다”면서 “따라서 경기 침체 가능성을 더욱 높일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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