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에 취해 몸을 비틀고 있는 한 시민.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YTN, 트위터(@emerge_obs)]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최근 미국의 몇몇 중·고등학교에서 '좀비 마약' 펜타닐이 진통제와 같은 모양으로 만들어져 대량 유통되고 있다. 알약인 줄 알고 먹었다가 사망하는 학생의 수도 늘고 있어 비상이다.

16일(현지시간) NBC, 폭스뉴스, 텍사스주 댈러스 현지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댈러스 북부에 있는 플레이노시 교육당국은 "우리 지역의 중·고등학생이 펜타닐이 함유된 알약을 먹고 숨지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 지역에서는 최근 6개월 사이 중·고등학생 3명이 펜타닐 복용으로 사망했다. 학생 10여명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는 중이다.

지난달 펜타닐 복용 후 숨진 고등학생 시에나 본(16)의 부모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딸이 알약 1개를 먹은 뒤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부모는 "아이가 누군가에게 일반적 진통제라는 말을 듣고 (알약을)샀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며 "아이는 그게 펜타닐인지 몰랐다"고 했다.

호세 알베르토 페레즈(14)도 펜타닐 복용에 따른 사망자다. 복용 당시 페레즈를 본 그의 어머니는 "입술이 잿빛이 됐고 눈동자가 튀어나왔다"고 했다.

지역 중·고등학교 인근에 거주하는 마약상 3명이 이번 사건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지난달 수사당국에게 체포됐다. 이들 중 한 명의 차 안에는 펜타닐이 들어간 알약 6000여개가 나왔다. 약국에서 처방되는 진통제와 똑같은 모양이라 학생들이 구분하기 어려운 게 상당수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몇몇 학생들을 공급망으로 두고 알약을 교내에 퍼지게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마약단속국(DEA)도 펜타닐이 함유된 알약을 '가짜 약'으로 규정하고 "모든 부모가 이 알약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미국 내 펜타닐로 인한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미국 청장년층 사망 원인의 1위로 펜타닐이 오를 만큼 심각한 문제로 대두했다.

미국 인기드라마 '워킹데드' 시리즈의 스핀오프작으로 유명세를 탄 배우 타일러 샌더스도 펜타닐을 과다 복용한 영향으로 사망했다.

펜타닐의 중독성은 헤로인의 50배, 모르핀의 100배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