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주에 한 번꼴로 '좌초'…40%에서 선박 충돌 추정 상처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최근 미국 동부 해안에 떠밀려 오는 고래 사체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으며 이들 상당수가 선박과 충돌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16일(현지시간)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보도했다.

대서양해양보존협회(AMSEAS) 수석연구원 롭 디조반니에 따르면 미 동해안에서 2000년대 중반까지도 고래가 좌초해 폐사하는 일은 2년에 한 번꼴로 목격됐으나 최근 들어 몇주 간격으로 발견되기 시작했다.

고래 사체가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건 지난 2016년으로, 미국해양대기국(NOAA)은 2017년 이러한 폐사 사건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기 위한 조치를 발동하기도 했다.

작년 12월 초부터 최근까지는 멸종 위기종인 참고래를 포함한 고래 29마리의 사체가 미 동해안으로 떠내려왔으며 그중에는 40년간 생존한 혹등고래 '루나'도 포함돼 있었다.

전문가들은 사체 부검을 통해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고래 사체 부검 과정에서는 40%가량에서 둔기 외상과 프로펠러 상흔이 발견됐는데, 이는 고래들이 선박에 부딪혔거나 어망에 걸렸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지난 1월 뉴욕 롱아일랜드의 리도 해안에서 발견된 루나 역시 1차 검시 결과 선박 충돌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롱아일랜드에서 뉴저지로 이어지는 해안을 따라 혹등고래를 비롯한 고래가 빈번하게 나타나는 점을 선박 사고가 늘어나는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뉴욕을 비롯한 동해안에 고래의 주식 가운데 하나인 멘헤이든(menhaden·청어과)이 늘어나면서 고래 목격 빈도가 크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뉴욕 항구를 오가는 대형 컨테이너 선박이나 크루즈 등에 고래들이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밖에 고래 사체 부검에서는 자연사나 쓰레기 섭취로 인한 사망 등이 확인되기도 한다.

acui7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