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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립국’ 스위스, 고강도 제재에도 대러 의약품 수출 오히려 ‘급증’

‘중립국’ 스위스, 고강도 제재에도 대러 의약품 수출 오히려 ‘급증’

기사승인 2023. 04. 10.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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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동기 대비 42%↑…"의약품은 인도주의 물품, 제재 안받아"
개전 이후 의약품 수급불안 우려에 비축량 늘린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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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서방이 고강도 대러 제재를 단행했음에도 스위스의 러시아에 대한 의약품 수출은 오히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서방이 고강도 대러 제재를 단행했음에도 스위스의 러시아에 대한 의약품 수출은 오히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현지시간) 스위스 매체 노이에취르허차이퉁(NZZ)은 연방 관세국경보호청의 집계를 분석해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스위스가 러시아로 수출한 의약품 수출 규모는 20억 스위스프랑(약 2조9107억원)으로, 기존의 14억 스위스프랑(2조375억원)보다 약 42% 늘었다고 보도했다.

같은 기간 스위스의 총 대러 수출 규모는 1년 전 35억 스위스프랑(5조937억원)에서 29억 스위스프랑(4조2205억원)으로 약 17% 줄어들었다.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EU(유럽연합)는 10차례의 대러시아 제재를 발표하는 등 회원국에 대러 압박 동참을 촉구했다.

스위스도 기계와 시계 등 주요 품목에 대한 러시아 수출을 중단했지만, 유럽이 단행한 대러 제재의 규모에 비해 지난 1년간 대러 수출은 미세하게 줄어든 수준에 그쳤다고 매체는 진단했다. 최근 총 대러 수출액이 29억 스위스프랑을 넘었던 적은 3차례 밖에 없다.

의약품 수출이 오히려 증가한 이유는 의약품의 경우 인도주의 물품으로 간주돼 제재 대상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에는 노바티스, 로슈 등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이 모여 있다. 노바티스는 대러 의약품 수출이 급증한 원인에 대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치료를 미뤄왔던 환자들이 치료를 재개하면서 유입되는 등 여러 요인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또 "전쟁 이후 환자와 병원들이 의약품 수급불안을 우려해 최대한 비축하려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유럽의 대표적 중립국인 스위스는 EU의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면서도 무기 공급에는 중립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동맹국들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스위스는 자국산 무기를 직접 수출하지 않는 것은 물론, 타국에 수출됐던 무기가 우크라이나 등 분쟁 지역에 재수출되는 것도 금지한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스위스 내에서도 무기 공급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지난 2월 발표된 스위스 여론조사기관 소토모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로의 무기 재수출을 지지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55%가 찬성했다.

또 일부 의원들은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을 막는 것은 러시아를 지지하는 셈"이라며 정부에 무기 재수출 허용 발의안을 제출하기도 했다.

이에 지난달 알랭 베르세 스위스 대통령은 "스위스 무기가 전쟁에 사용돼서는 안된다"며 재차 선을 긋고, "전례 없는 수준의 대러 제재에 동참하고 있으며, 이는 무관심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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