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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대통령 ‘日 무릎’ 발언 논란 일파만파…WP 기자까지 합세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숙소인 블레어 하우스에서 소장 도서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전 진행된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서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윤 대통령을 직접 인터뷰한 WP 기자가 원문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논란은 당분간 더 이어질 전망이다.

WP 도쿄·서울 지국장인 미셸 예희 리 기자는 25일 자신의 트위터에 “번역 오류 문제와 관련해 오디오(인터뷰 녹음본)을 다시 체크해 봤다”며 윤 대통령의 인터뷰 당시 일본 관련 발언 원문을 공개했다.

리 기자가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정말 100년 전의 일들을 가지고 지금 유럽에서는 전쟁을 몇 번씩 겪고 그 참혹한 전쟁을 겪어도 미래를 위해서 전쟁 당사국들이 협력하고 하는데 100년 전에 일을 가지고 무조건 안 된다 무조건 무릎 꿇어라라고 하는 이거는 저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미셸 예 희 리 워싱턴포스트 기자 트윗글. [리 기자 트위터 캡쳐]

앞서 윤 대통령의 WP 인터뷰가 공개된 직후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비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고위전략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대한민국 대통령의 발언인가 의심할 정도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이라며 “수십 년간 일본으로부터 침략당해서 고통받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결코 해서는 안 될 발언”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의 역사의식이 과연 어떠한지 생각해 보게 되는 발언”이라며 “참으로 당황스럽고 참담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여당은 ‘오역’을 주장하며 맞섰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가짜뉴스를 만들어 검찰에 송치된 지 반나절도 되지 않아 또다시 대통령 발언의 진상을 확인하지 않고 선전·선동에 앞장섰다”며 “‘무릎을 꿇으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일본이 받아들일 수 없다’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24일 오후 고위전략회의를 앞두고 국회 당대표실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

유 수석대변인은 “바로 직전 문단에서 윤 대통령은 과거사 문제든 현안이든 소통을 통해서 해결할 수 있다고까지 강조했다”며 “영어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오역을 가지고 실제 발언은 확인하지도 않은 채 반일 감정을 자극하고 나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실 역시 연일 해명에 나섰다. 윤 대통령의 방미 일정을 수행 중인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보협력이 긴요한 상황에서 ‘무릎을 꿇지 않으면 어떠한 관계 개선도 안 된다’, ‘두 나라가 어떠한 일도 안 된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렵단 말씀”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지향적 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란 설명이다.

대통령실도 인터뷰 보도 직후 두 차례 설명자료를 통해 “유럽에서 참혹한 전쟁을 겪고도 미래를 위해 전쟁 당사국들이 협력하듯이 한일 관계 개선은 미래를 향해서 가야 할 길”이라고 밝혔다.

또한 윤 대통령이 인터뷰에서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 정신에 비춰봤을 때 한일관계 개선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며 “이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끼리는 과거사 문제든 현안 문제든 소통을 통해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당시 발언을 추가로 공개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순방을 앞두고 지난 20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워싱턴포스트(WP)와 인터뷰하고 있다. 다.[연합]

윤 대통령은 전날 보도된 WP와 인터뷰에서 한일관계에 대해 “유럽은 지난 100년 동안 여러 번의 전쟁을 경험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쟁 중인 국가들은 미래를 위해 협력할 방법을 찾았다”며 “100년 전 우리의 역사 때문에 용서를 위해 무릎을 꿇어야 한다는 생각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는 결단이 필요한 것”이라며 “설득에 있어서는 저는 충분히 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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