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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트럼프 재대결 가시화…“MAGA 심판” vs “실패한 대통령”

바이든-트럼프 재대결 가시화…“MAGA 심판” vs “실패한 대통령”

기사승인 2023. 04. 26.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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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재선 도전 공식화, 시작부터 트럼프 저격
트럼프 "나라 망쳐놓고 재선? 나는 경제 구할 것"
고령·사법리스크 각종 문제에도 뚜렷한 대안 없어
바이든&트럼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조업 일자리 창출 관련 행사에서 청중들을 향해 엄지를 치켜들고 있다(사진 왼쪽).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2일 숙소인 뉴욕 트럼프타워에 도착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뜸들이기를 마치고 재선 도전을 공식 선언하면서 내년 11월 열리는 미국 차기 대선의 윤곽이 좀더 뚜렷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화당 상대 후보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예상한 듯 출마 선언 영상에서부터 그를 저격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민주당 경선 통과는 기정사실로 통하는 가운데 공화당 내에선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정도만이 변수로 꼽힌다. 미국 유권자들이 고령, 사법 리스크 등을 이유로 바이든·트럼프 두 사람 모두에게 피로감을 느낀다는 여론조사가 계속 나오고는 있지만 내년 봄 경선까지 제3의 바람이 크게 불긴 힘들지 않겠냐는 분석이 많다.

뉴욕타임스(NYT)는 25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은 재선 도전을 선언하며 미국의 민주주의가 여전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행한 심대한 위협을 직면하고 있다고 경고했다"면서 "이로써 두 사람의 재대결 가능성에 한층 무게를 실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출마 선언 영상을 1·6 의회 폭동 사태로 시작하며 트럼프의 슬로건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에 대한 심판론을 다시 꺼내들었다. 그는 "MAGA 극단주의자들은 자유를 빼앗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며 자신의 재선 도전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직 만족할 때가 아니다"며 "일을 마무리하자"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원을 지켜내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은 바이든 대통령은 MAGA 심판론으로 앞선 선거와 같은 효과가 다시 나오기를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전면에 나섰다 실패한 기억을 상기시키며 자신이 공화당의 이른바 레드 웨이브를 막아낸 점을 강조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 영상을 올려 "바이든은 미 역사상 가장 부패한 대통령"이라며 맹렬히 반격했다. 그는 "이처럼 비참하고 실패한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 재선에 출마하는 것은 상상할 수조차 없다"며 "미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 5명을 합쳐도 바이든이 불과 몇 년 만에 우리나라에 끼친 피해의 근처에도 못 간다"고 주장했다.

최근 성추문 의혹과 관련해 장부 조작 혐의 등으로 형사 기소된 뒤에도 지지율이 오히려 공고해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한 번 더 외치며 지지층의 결집을 호소했다. 그는 "경제를 구할 것이며, 인플레이션을 분쇄하고 남부 국경에서 침입을 막을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의 약점을 공략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미국 유권자들은 미워도 다시 한 번이라는 심정으로 두 사람을 양당 대선 후보로 선택할 가능성이 크지만 두 사람의 본선 경쟁력에 대해선 주로 위험요소만 지적되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80대에 재선에 도전하는 바이든 대통령은 고령 문제가 최대 걸림돌로 꼽힌다. 경제 책임론과 중국 풍선 대응 논란 등으로 출마 선언 시기를 미뤘던 바이든 대통령은 국정 지지도 역시 30%대에 주로 머물고 있는데 이렇다할 호재가 없어 동력 상실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이미 기소된 건 외에 다수의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는데다 경쟁 상대인 바이든 대통령이 지적한 대로 극단주의적 성향의 지지층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점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트럼프 적극 지지층의 결집이 강해질 수록 중도·무당층이 이탈해 바이든 대통령이 반사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바이든과 트럼프가 내년 대선에서 맞붙을 경우 1956년 드와이트 아이젠하워와 애들레이 스티븐슨 이후 두 번째로 동일한 후보가 재대결하는 것이 된다. 전직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에게 도전하는 것은 1912년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대통령 이후 처음이다. 재선에 실패한 대통령이 다시 대선에 나와 당선된 사례는 1892년 그로버 클리블랜드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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