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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디폴트 시 연준 미 경제 보호 못해".. 백악관도 실업 우려

김나연 기자 입력 05.04.2023 12:12 AM 조회 3,585
연방정부가 밝힌 디폴트(채무 불이행) 가능 일자인 내달 1일을 한 달도 남겨놓지 않은 가운데,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디폴트 시 연준이 미국 경제를 지킬 수 없다며 해결을 촉구했다.

어제(3일) 블룸버그·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디폴트 시 우리는 미지의 영역에 들어설 것이라면서 미 경제에 매우 불확실하고 부정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연준이 그에 따른 피해로부터 미 경제와 금융시스템, 국제적 평판을 정말 보호할 수 있을 거라고 추정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연준은 이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상해 금리 상단을 5.25%로 끌어올렸는데, 파월 의장은 부채 한도 문제가 FOMC 회의에서 위험 요인으로 논의됐지만 금리 결정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부채 한도를 둘러싼 여야 대치에 대해 어느 쪽에도 조언을 하지 않는다면서 합의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만 짚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1일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을 비롯한 의회 지도부에 서한을 보내고 6월 초에는 모든 정부 지출을 충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최선의 추정이라며 아마도 6월 1일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는 오는 9일 회동을 앞두고 있지만, 공화당이 부채 한도 상향을 조건으로 정부 지출 삭감을 주장하는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부채 한도 상향은 조건 없이 진행하고 재정 개혁 문제는 별도 논의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현재 연방 정부의 부채 한도는 31조3천810억 달러로, 지난 1월 19일 한도를 넘긴 상태다.

추가로 국채를 발행할 수 없게 된 재무부는 공공분야 투자를 미루거나 정부 보유 현금을 활용해 급한 곳부터 돌려막는 특별 조치로 디폴트 사태를 피하고 있다.

연방정부의 디폴트 사태가 발생할 경우 미국과 세계 경제에 미칠 후폭풍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미국은 의회가 정한 부채 한도 내에서 정부가 국채를 발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인 2011년에는 막판까지 여야 타결이 이뤄지지 않아 국가 부도 위험까지 거론되고 국가 신용등급까지 하향 조정되는 사태를 겪은 바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향후 전개 가능한 시나리오로 5가지를 꼽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의장 간 합의 도달해 여야 지도부가 아닌 일반 의원들 주도의 우회적 해법 모색, 협상 시간을 벌기 위한 부채 한도 임시 유예 법안 통과해주화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 등 백악관의 독자적 정책 집행, 디폴트 등이다.

이러한 가운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디폴트 발생 시 대규모 실업을 비롯한 심각한 경제적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디폴트가 단기간 발생해도 일자리가 50만개 줄면서 실업률이 0.3%포인트 오르고, 연간 실질국내총생산(GDP)은 0.6% 줄어들 수 있다고 봤다.

또 디폴트가 1개 분기동안 이어질 경우 증시가 45% 폭락하고 GDP는 6.1% 감소하며, 일자리가 830만개 줄면서 실업률은 5%포인트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정부가 디폴트에 따른 침체 시 경기 대응책을 쓸 수 없게 되는 만큼 가계와 기업에 대한 영향을 줄이기 위해 제한적인 정책 수단만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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