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로 발사한 순항미사일이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상공에서 격추돼 폭발하고 있다. 이날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가 키이우로 발사한 약 15발의 순항미사일을 모두 격추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우크라이나군이 '여건조성 작전'(shaping operations)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국에서 러시아군을 몰아내기 위한 이른바 '봄철 대반격'에 따른 예비 단계로 풀이된다.

미국 CNN방송은 익명의 미군 고위 당국자와 서방 당국자를 인용해 우크라이나군이 여건조성 작전에 나섰다고 11일(현지시간) 전했다.

여건조성 작전은 적 무기고와 지휘소, 기갑과 포병전력 등을 타격해 지상군 진격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내는 작전을 뜻한다. 대규모 연합작전 등에 앞서 취해지는 표준 전술이라고 CNN은 보도했다.

미군 고위 당국자는 CNN방송에 우크라이나군이 계획한 공세가 본격화될 때까지 여건조성 작전이 며칠간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해 여름 우크라이나 동북부 하르키우주를 수복하고 남부 헤르손주의 주도 헤르손시를 탈환하는 과정 때도 사전에 공습 등으로 전장 여건을 조성했었다.

이와 관련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서방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반격에 나서기에는 시간이 조금 더 있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금)진격해 성공할 수 있지만 많은 인명을 잃을 수 있다. 이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서방의 군사 원조가 도착하기를)기다릴 필요가 있다. 우리는 여전히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소방대원들이 러시아군 공격을 받은 남부 자포리자의 한 주택에서 작업하고 있다. [연합]

한편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는 우크라이나군이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 전선에서 러시아 육군 최정예부대인 제72자동소총여단을 제압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육군 제3강습여단은 성명을 내고 "공식적으로 러시아 72여단이 바흐무트 근처에서 외곽으로 철수했다"고 했다.

러시아 용병단체 '바그너 그룹'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도 그 전날 바흐무트에서 러시아군이 퇴각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제72여단이 점령지 3㎢를 빼앗겼다"며 "바그너 그룹도 500명 전투원을 잃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