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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유출된 기밀문건, 외국인들에게도 공유돼"

이채원 기자 입력 05.18.2023 06:20 AM 조회 1,570
보석 심문 앞두고 추가 증거 제출
"장기간 고의로 기밀 전송"
"공군 복무 중 기밀 관련 규정 어겨 적발되기도"
세계를 떠들썩하게 한 기밀 문건 유출의 주범인 주방위군 병사가 다수의 외국인에게 기밀 정보를 공유한 정황이 드러났다.

연방 검찰은 내일(19일) 열릴 21살 잭 테세이라 일병의 구금 심문을 앞두고 이날 법원에 이 같은 내용의 새로운 증거를 제출했다.

수사당국은 테세이라 일병이 기밀 정보를 공유한 그룹 중 한 곳에는 150명 이상의 사용자가 참여 중이었으며 "외국에 거주한다고 밝힌 다수의 사람들"도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계정은 해외 인터넷 주소로 추적됐다.

검찰은 "전 세계 150명 이상의 이용자에게 장기간 고의로 기밀 정보를 전송한 것"이 변호인의 주장과 배치된다고 법원 제출 서면에 적시했다.

테세이라 일병의 변호인은 그간 기밀 정보의 대규모 공유가 의도적인 것이 아니며, 방어권 보장을 위해 불구속 재판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검찰이 확보해 제출한 새 증거 가운데는 테세이라 일병이 자신이 기밀 정보를 얼마나 많이 알고 있고 또 공유했는지 자랑하는 듯한 채팅 내용이 포함됐다.

채팅에는 테세이라 일병이 기밀 유출 행위가 불러올 잠재적인 법적 문제를 이해하는 듯 이야기한 내용도 담겼다.

테세이라 일병은 지난해 11월 중순 한 채팅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누구보다도 훨씬 많이 안다는 것은 멋지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이용자가 그 정보들에 관해 블로그에 글을 써보라고 권하자 "블로그를 만들면 '첼시 매닝'과 똑같은 일을 하는 셈"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육군 정보분석 요원이던 첼시 매닝은 2010년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 관련 보고서와 국무부 기밀문서 등을 빼내 '위키리크스' 폭로를 촉발한 인물이다.

검찰은 테세이라가 매사추세츠 주방위군 공군에서 복무하는 동안 기밀 시스템 이용 규정을 명백히 어겨 적발된 전력이 있다는 점도 파악했다.

작년 9월 15일 작성된 공군 문건에는 테세이라 일병이 민감한 기밀을 취급하는 공간에서 "기밀 정보를 받아적는 게 목격됐다"는 언급이 나온다. 

당시 '더 이상 기밀 정보를 메모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지만 번번이 따르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과 변호인은 테세이라 일병의 보석 석방 여부를 놓고 다투고 있다.

검찰은 수사당국이 아직 찾아내지 못한 기밀 문건이 더 있을 가능성이 있어 안보상 위험이 여전히 존재하고, 외국 정부들이 정보를 빼내려고 테세이라 일병을 포섭할 수도 있어 구속을 연장해야 한다고 본다. 

반면 변호인은 테세이라 일병이 외국의 적대세력의 말을 듣고 미국을 빠져나가리라는 검찰의 추정에는 별다른 근거가 없다고 맞선다.

테세이라 일병은 작년부터 수백건의 기밀문서를 채팅 플랫폼 디스코드 대화방을 통해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는 2010년 각종 문서와 영상 및 외교 전문 등 70만여 건이 위키리크스에 유출된 이후 가장 심각한 미국 내 보안 사건으로 평가된다.

국방정보의 소지·전송과 기밀 문건 고의 소지 등 두 가지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되면 최장 25년형이 선고될 수 있다. 

검찰 조사 추이에 따라 혐의가 추가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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