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색인종 등 노골적 적대"…관광업 비중 큰 플로리다 경제 영향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미국 공화당 차기 대선주자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 플로리다 주의회가 유색인과 성소수자에 적대적인 입법을 밀어붙인다며 미 시민단체들이 '여행경보'를 발령했다.

21일 AP 통신에 따르면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는 이날 플로리다주에 대한 여행경보를 발령한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디샌티스 주지사와 플로리다 주의원들이 추진해 온 입법이 "아프리카계 미국인과 유색인종, 성소수자에 노골적으로 적대적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플로리다를 여행하려는 이들은 "(플로리다주가) 아프리카계와 다른 유색인종 공동체가 해 온 기여와 이들이 직면한 어려움을 평가절하하고 무시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여행경보는 전날 NAACP 이사회에서 승인됐다.

이에 앞서 동성애자 권리 옹호 단체 '평등플로리다(EF)'와 남미계 시민평등권단체 '라틴아메리카시민연맹(LULAC)'도 같은 내용의 여행경보를 내놓았다고 AP 통신은 덧붙였다.

'선샤인 스테이트'란 별명을 지닌 플로리다주는 미국 내에서 관광지로 인기가 높다. 플로리다주의 관광업 종사자 수는 160만명으로 추산되며 관광객들이 한 해 플로리다에서 쓰는 돈은 2019년의 경우 988억 달러(약 130조원)에 이르렀다.

그런 까닭에 플로리다주의 민주당 출신 지방단체장들은 시민단체들의 여행경보에 서둘러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 출신 지자체장이 있는 지역은 다양성과 포용성이 존중되는 곳이라며 파장 진화에 나선 것이다.

켄 웰치 세인트피터스버그 시장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 시를 방문하는 모든 이들을 존경과 예의로 대할 것"이라고 말했고, 제인 캐스터 탬파 시장도 트위터에 "주도인 탤러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상관없이 우리 시는 예전 그대로일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25일 차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알려진 디샌티스 주지사는 인종 문제 등에 관해 보수적이고 강경한 입장을 지속해서 드러내 왔다.

올해 1월에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역사에 대한 심화교육 과정을 주내 공립학교에서 허용하지 않기로 했고, 이 밖에도 공립대학에서 인종차별이나 성소수자 관련 교육을 금지하는 법안을 연이어 통과시켰다.

이 중에는 학교와 직장에서 인종과 성에 대한 논의를 제한하는 내용의 이른바 '워크 중단 법안'(Stop Woke Act)도 포함돼 있다.

'깨어 있는' 정도로 번역되는 '워크'는 차별이나 사회정의, 정치적 올바름 등에 대한 감수성을 의미하지만, 공화당은 이를 진보적 정체성을 강요하는 '좌파 어젠다'로 간주하며 비판적 입장을 보여왔다.

k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