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6일 만기 초단기 美국채 금리 6% 넘어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국 정치권의 합의가 불발될 경우 이르면 다음 달 1일 미 연방정부가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질 수 있다고 재무부가 발표한 가운데, 기관별로 제각기 이 날짜에 대해 다음 달 2∼13일로 예상하는 추정치를 내놓고 있다.

23일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싱크탱크 초당적정책센터(BPC)는 미국 연방정부의 디폴트 예상일(X-데이트)에 대해 현 상황이 이어질 경우 새 달 2∼13일 사이에 위험이 고조될 것으로 전망했다.

BPC는 메모리얼 데이(29일) 이후 미 재무부의 현금준비금이 "위험할 정도로 낮은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이후 다음 달 하루하루가 갈수록 위험이 커질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도 연방정부가 2분기 세수가 걷히는 다음 달 15일까지 충분한 자금을 확보할 경우 디폴트 예상일이 7월로 미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BPC 관계자는 "6월 초가 되면 재무부가 날이 갈수록 두께가 줄어드는 매우 얇은 얼음 위에서 스케이트를 타게 될 것"이라면서 "물론 이 경우 때로는 (얼음 아래로) 빠질 수 있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앞서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이 이르면 다음 달 1일 디폴트에 빠질 수 있다고 여러 차례 밝힌 가운데, 다른 경제기관들도 X-데이트에 대한 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세수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다음 달 7∼9일 정도에 디폴트 가능성이 있으며, 다음 달 1일부터 며칠 또는 몇주 뒤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JP모건은 다음 달 7일까지 재무부의 가용자원이 바닥날 것으로 평가하고, 모건스탠리는 다음 달 8일, 도이체방크는 다음 달 5일이 포함된 주를, 미 의회예산국(CBO)은 6월 1∼2번째 주를 가능성이 높은 시기로 보고 있다.

바클레이스는 6월 4∼12일 사이의 어느 기간까지 가용 현금이 있을 것으로 봤고, RBC는 6월 초나 8월 초 가능성이 반반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디폴트에 빠질 경우 해당 기간 만기가 도래하는 미국 국채도 위험할 수 있는 만큼, 시장에서는 이 시기의 초단기 국채(T-bill) 금리가 뛰고 있다.

이날 만기별 초단기 국채 금리는 이달 30일 2.044%에서 다음 달 1일 5.736%로 급등한 뒤 다음 달 6일 6.015%를 찍고, 15일 6.098%를 기록했다.

또 미 재무부가 발행한 21일짜리 증권 '캐시 매니지먼트 빌'(CMB) 금리는 6.2%를 찍었다.

부동산 정보 회사 질로우는 디폴트가 현실화할 경우 30년 만기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8% 위로 올라가면서 주택구입 비용이 22%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 공화당 일각에서는 옐런 장관이 제시한 X-데이트 6월 1일을 두고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스티브 스컬리스 공화당 하원 원내총무는 "재무부가 그 날짜를 산출했는지 더 투명하게 보고 싶다"면서 "그들은 그 날짜를 뒤로 물릴 가능성을 열어놓는 것 같다"고 밝혔다.

공화당 소속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X-데이트를 밝힌 것은 옐런 장관이라면서 "옐런 장관이 날짜를 정했고 나는 그 발언에 따라 판단할 뿐"이라고 말했다.

칩 로이(텍사스주) 하원의원은 디폴트 경고에 대해 협상에서 공화당의 양보를 끌어내기 위한 '만들어진 위기'라면서 "다음 달에도 현금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이 의원 등은 옐런 장관의 X-데이트 발언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점괘 판에 대해서는 옐런 장관에게 물어보라"고 말하기도 했다.

bscha@yna.co.kr